“오늘 종일 폭스바겐·아우디 전화만 와요. 이렇게 매물 쏟아지면 당연히 가격 떨어질수밖에요.”
지난달 30일 국내 최대 수입차 중고 매매거래시장인 양재동 서울오토갤러리 지하 2층. 여기서 수입차 전문 중고차 딜러를 10년째 하고 있다는 박모 씨는 본인도 현재 폭스바겐 디젤차를 소유하고 있다며 걱정스러운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
박 씨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딜러 조합원들이 돌아가면서 매장을 지켰는데 지금 타고 다니는 폭스바겐·아우디 차를 팔면 얼마나 받을 수 있냐는 문의가 가장 많았다”며 “이 참에 재빨리 차를 팔고 다른 차로 갈아타려는 고객들도 많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폭스바겐이 리콜이나 보상 여부를 결정한 바가 없는데도 차량 소유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베스트셀러인 폭스바겐 티구안이나 아우디 A4 등은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가 좋은 모델이었다. 특히 보증기간이 끝나지 않은 2013년형 모델 등은 전시도 해놓기 전에 바로 팔려나갈 정도였다는 게 딜러들의 말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올초부터 유로5 엔진 차량 판매를 늘리기 위해 할인폭을 크게 늘리면서 중고차 가격도 자연스레 떨어져 매매가 늘어났다.
박 씨는 “중고차 가격이 1500~2500만원대인 폭스바겐 골프나 비틀 등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수입차를 처음 타는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며 “하지만 이번 폭스바겐 사태로 매물이 쏟아지면 기존에 감가율이 낮은 편이었던 다른 디젤 차종도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상 수입 중고차 중에서도 디젤 모델의 감가율(신차 가격과 견준 중고차 값의 하락 비율)은 하이브리드나 가솔린 모델의 감가율보다 낮은 편이다. 차종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1년된 수입 디젤차량을 중고시장에 내놓을 경우 차값은 새차 가격에서 10~20% 정도 떨어진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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