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6회 세계지식포럼 ◆
"개혁은 박수를 받으며 시작하지만 막상 추진에 들어가면 지옥 같은 싸움이 시작된다. 변화에 저항해도 언젠가는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변화를 막는 것은 결국 시간을 놓치는 것이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20일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신라호텔에서 '새로운 시대정신을 찾아서(Mapping the ZEITGEIST)'를 주제로 개막한 제16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밝히며 성공적인 국가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저항을 딛고 뚜렷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새로운 상황에 발맞춰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게 곧 시대정신이라는 것입니다.
블레어 전 총리는 1997년 총리에 오른 뒤 10년간 영국을 이끌며 공공·노동·교육 등 구조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끈 바 있습니다. 블레어 전 총리는 "개혁작업이 특정 사안으로 들어가면 이해집단에서 반대를 하고, 이렇게 생긴 저항은 때로는 극복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하지만 막상 개혁이 이뤄진 후에는 (좀 더 개혁을 했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와 함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곧 정부의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일각에서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변화를 거부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이것은 결국 변화의 속도를 늦추는 부작용만 있을 뿐이라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블레어 전 총리는 "변화에 저항하는 것이 인기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국에는 변화를 하게 된다"며 "포퓰리즘에 휘둘리면 해법이 제시되기는커녕 해법까지 가는 길을 막게 될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확산으로 변화된 정치 환경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SNS로 형성된 여론이 '실제 여론'인지 '소음'인지를 구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블레어 전 총리는 "과거에는 여론 형성에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지금은 SNS로 여론이 소나기처럼 순식간에 들이닥칠 수 있다"며 "이것은 실제 여론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실제 여론과 소음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이날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는 국내외 오피니언 리더를 비롯한 청중 2500여 명이 몰려 석학들이 내놓은 세계 경제 해법을 경청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세계지식포럼 개막식에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 "우리 정부는 경제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개혁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며 "성공적인 노동·연금개혁으로 영국을 변화시킨 블레어 전 총리와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석학들이 경험과 지혜를 나눠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장대환 매경미
이번 세계지식포럼은 이날부터 3일 동안 장충체육관과 신라호텔에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