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난 8월 목함지뢰 사고로 두 다리를 잃은 김정원 하사와 하재헌 하사도 그런 사람들입니다.
김 하사는 어제 매우 뜻깊은 날을 맞았습니다.
사고 이후 76일 만에 처음으로 일어섰고, 걸은 날이기 때문입니다.
의족을 끼우고 걷는 김 하사의 얼굴에는 웃음이 만연했고, 옆에서 지켜보는 하 하사의 얼굴도 희망이 가득했습니다.
김 하사는 자신의 SNS에 "빠밤! 섰다, 걷는다"라고 기쁨을 표시했습니다.
다리를 잃었을 때 절망하거나 좌절하기보다는 새로운 희망을 꿈꿨기에 가능했던 벅찬 순간이었습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에이미 멀린스라는 미국 육상선수가 함께 했습니다.
세 사람의 만남을 잠깐 보시죠
▶ 에이미 멀린스 의족 모델 겸 배우 (어제)
(오늘 신었어요) 오늘이요? 첫날이네요? 축하해요!
▶ 인터뷰 : 에이미 멀린스/의족 모델 (어제)
- "저는 상상의 힘이 굉장히 강하다고 생각해요. 스스로 다시 걷고, 달리고, 수영하는 걸 상상해봐요. 오늘은 10미터, 내일은 15미터, 주말에는 100미터가 될 거예요. "
▶ 인터뷰 : 김정원 / 하사 (지뢰도발 피해)
- "어쩌면 나는 다리 하나를 발 하나를 잃었지만, 좀 더 다양한 발을 얻은 거잖아요."
▶ 인터뷰 : 하재헌 / 하사 (지뢰도발 피해)
- "한강가서 놀고 싶고…. 두발로 서게되면 기분이 색다를 것 같아요."
멀린스는 종아리뼈 없이 출상을 해 1살 때 두다리를 절단하고 의족을 끼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보란 듯이 삶을 살았고, 그 노력은 1996년 애틀랜타 장애인올림픽 육상부문 세계 신기록, 모델, 영화배우라는 값진 선물로 되돌아왔습니다.
피플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50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누가 그녀를 장애를 가졌다고 할 수 있을까요?
두 다리가 멀쩡한 사람들도 이루기 어려운 삶의 성과는 그녀가 장애인임을 잊을 만합니다.
멀린스는 김 하사와 하 하사에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마음속에 다시 걷고 뛰고 수영할 수 있는 날을 그리며 명확한 목표를 세우면 재활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장애보다 더 힘든 건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는 일이다."
"내 한계와 미래는 내가 결정한다"
하나같이 깊은 울림을 주는 말들입니다.
중국에도 불굴의 용기를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첸훙옌이라는 소녀입니다.
올해 나이 19살인 첸훙옌은 4살 때 자동차에 깔려 골반 아래를 절단했습니다.
가난했기에 의족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할아버지가 농구공을 짤라 만든 의족아닌 의족을 끼고 살았지만 얼굴 표정은 늘 밝았습니다.
그녀의 사연을 듣고 찾아간 기자들에게 묘기를 보여주겠다며 물구나무 서기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구김살 없는 그녀의 모습에 감동한 중국인들이 십시일반 그녀를 도왔고, 그녀는 김 하사가 비슷한 의족을 차게 됐습니다.
그리고는 놀라운 성과를 내기 시작합니다.
일반인의 상식을 뒤엎고 수영선수로 변신한 그녀는 윈난성 장애인 경기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고, 전국 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를 따냅니다.
상반신뿐인 몸으로는 물에 떠 있기조차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몸집이 작은 만큼 속도를 내기가 수월할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으로 그녀는 사람들의 편견을 깼습니다.
의족을 낀 채 편안하게 살기보다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모습이 감동을 줬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용기는 여기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에게 농구공 의족을 만들어준 할아버지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겁니다.
그녀는 실의에 빠져 은둔생활에 들어갔습니다.
사람들의 관심과 지원, 그리고 명예를 뒤로 한 채 숨어버렸습니다.
19살이 된 그녀는 다시 세상
"자신이 진정 원하는 건 우승이나 유명세가 아니라, 인생을 즐겁고 활기차게 사는 것이라고"
사지가 멀쩡하지만, 절망과 좌절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항상 부족하고 아쉽다며 환경을 탓하고 주변을 탓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이들은 어떻게 비칠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