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계십니까? 인구조사 나왔는데요.”
녹색 모자를 쓴 조사원이 조사원증을 목에 걸고 집의 문을 두드린다. 조사원들은 두꺼운 설문지를 들고 이집 저집을 오가며 “집에 몇 명이 살고 있습니까?”, “어떤 일로 생계를 꾸리십니까?”를 묻는다. 친절한 답변과 시원한 물 한잔을 대접받을 때도 있지만, 냉정한 문전박대에 속앓이를 하는 조사원들도 적지 않았다. 5년마다 반복되던 인구주택총조사의 풍경이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풍경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1925년 일제시대때 처음 시작돼 가가호호 방문해야했던 인구주택총조사의 방식이 달라진다. 올해부터 가구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가 아닌 20%를 표본으로 뽑아 인터넷 조사가 진행된다.
통계청은 24일부터 31일까지 8일간 ‘2015 인구주택총조사’의 인터넷 조사를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5년마다 진행되는 인구주택 총조사는 전국의 모든 인구·가구·주택에 대해 조사하는 것으로, 국가의 주요 정책이나 기업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국가 기본통계’에 속한다. 아직 인터넷이 익숙하지 않은 가정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인터넷조사기간 후인 11월 1~15일에는 방문조사도 병행한다.
특히 올해는 표본조사를 도입해 인터넷조사를 실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수조사가 필요한 항목은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자료로 대체하고, 심층조사가 필요한 표본 항목에 대해서는 전체 가구의 20%만을 표본으로 선정해 조사에 들어간다. 먼저 인터넷 조사를 실시한 후 응답하지 않은 가구에 대해서는 방문 면접조사를 하게 된다. 쉽게 말해 과거처럼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조사에 응해달라고 부탁하는 풍경을 보기 어려울 것이란 의미다.
인터넷조사는 이미 지난 2010년 조사 당시에도 도입됐지만, 행정자료를 활용해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하지 않는 것은 올해 조사가 처음이다. 통계청은 국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인터넷 조사 입력화면을 직관적으로 설계했고, 방화벽과 보안프로그램 설치 등 보안대책 또한 강화했다. 유경준 통계청장은 “과거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인터넷조사 참여율이 47.9%에 달했던 바 있다”며 “올해는 인터넷조사 시스템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구축했다. 표본가구로 선정된 국민들이 편하게 인터넷 조사에 응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가구에게는 조사원들이 준비조사기간인 22~23일 인터넷 조사 참여번호가 있는 조사안내문을 전달했다. 조사대상 가구는 홈페이지(www.censu
추가문의가 있다면 인구주택총조사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콜센터(080-200-2015)에서 확인할 수 있다. 콜센터는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된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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