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창업지원군 변신하는 롯데 “스타트업 제품 롯데마트가 판매”

롯데그룹이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조성하고 롯데의 다양한 인프라를 총동원해 우수 스타트업(창업초기) 기업을 육성하는 대형 프로그램 실행에 나선 것이다.
롯데는 26일 스타트업에 자금과 멘토링을 제공하는 투자법인 ‘롯데 엑셀러레이터(가칭)‘을 설립하고 10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향후 3년간 100개 이상의 우수 스타트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 액셀러레이터’ 사업을 중심으로, 청년 스타트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혁신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청년 고용창출과 창조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연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신 회장은 초기 자본금 조성을 위해 100억원을 사재에서 출연한다. 롯데 경영권 사태 이후 문화재단에 100억원을 내놓은데 이어 두번째의 사재출연이다. 롯데는 주요 계열사를 통해 200억 원을 추가 조성하고 이후 외부 투자유치 등을 위해 총 1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롯데 관계자는 “외부자금의 경우 벤처캐피탈이나 공공기관 등의 자금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구체적 방안이 결정되면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이번 청년창업 지원이 더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대목은 이 회사가 보유한 유무형의 자산이 총동원된다는 점이다. 롯데측은 “청년 창업가들에게 보다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우리가 보유한 인프라를 모두 동원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롯데의 강점인 유통, 서비스, 문화, 관광 등의 분야에서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배출해낸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규모 창업자 입장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롯데의 막강한 유통채널 등의 인프라를 이용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먼저 창업 초기단계에서는 창업자금, 사무공간 지원을 비롯해 롯데 임원·팀장과 창업 전문가들의 1:1 멘토링을 제공한다. 특히 면세점, 백화점, 마트, 온라인몰 등 롯데가 보유한 다양한 유통채널을 통해 사업 아이디어를 실제로 적용하고 실행해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력해 지역 특화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이후 스타트업 성장단계에서는 롯데가 직접 자금을 투자하고 필요할 경우 국내외 벤처캐피탈의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자금 확보를 돕는다는 계획이다. 또한 롯데의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해 판로를 지원하고, 다양한 사업과 협업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괌, 오사카, 자카르타 등 롯데면세점의 글로벌 채널을 통해 해외 판로개척에도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롯데측의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스타트업이 성장해 성공적인 투자회수(엑시트·exit)를 할 수 있도록 인수합병(M&A)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롯데는 본격적인 투자법인 설립에 앞서 오는 11월 중순께 50여개 스타트업과 국내 기존의 우수 액셀러레이터를 초청해 청년창업과 관련한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 컨퍼런스에서는 각 스타트업의 기업설명과 함께 스타트업 발전에 대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롯데 액셀러레이터 사업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스타트업의 의견을 청취해 향후 운용될 프로그램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손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