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세기말까지 아우디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아름답진 않은 차’였다. 당시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였고 아우디는 이들과 동급이라 부르긴 어려운 브랜드였다.
이런 상황을 뒤바꾼 차가 컴팩트 스포츠카 ‘아우디 TT’다. 1998년 출시된 1세대 TT는 혁명적인 디자인으로 찬사를 자아냈다. 지금 현대차그룹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피터 슈라이어가 디자인한 1세대 TT는 이전의 어떤 자동차와도 달랐다. 부드러운 곡선으로 이뤄진 차체는 단순한 모양이었지만 동시에 자동차 평론가들이 “말을 걸면 대답할 것만 같다”고 감탄할 정도로 미래지향적이었다.
이후 TT의 디자인 코드는 다른 아우디 차량으로 확산됐고 이때부터 아우디는 자동차 업계의 디자인을 선도하기 시작하면서 벤츠·BMW와 판매량 1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그런 TT가 3세대 모델로 진화해 다시 돌아왔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달 29일 서울 반얀트리호텔에서 첨단 기술이 대폭 적용된 3세대 ‘더 뉴 아우디 TT’를 한국 시장에 선보였다.
작지만 다부진 첫 인상은 전 모델과 다를바 없다. 하지만 보다 공격적이고 스포티해진 디자인은 이차가 단순히 디자인 아이콘이 아닌 제대로 된 스포츠카임을 보여준다.
자동차의 첫 인상을 결정하는 헤드라이트는 기존 제논 헤드라이트에서 LED 헤드라이트로 업그레이드 됐다. 특히 고성능 모델인 TTS모델에는 좌우 각각 25개의 고광도 LED 램프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운전자 시야를 더 밝고 넓게 확보해 주는 매트릭스 LED 기술이 적용됐다. 알파벳 L자 형태로 헤드라이트를 감싼 주간주행등은 마치 손으로 그려넣은 듯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하며 더 뉴 아우디 TT의 인상을 한층 날카롭게 만들어준다.
모서리가 뾰족하게 다듬어진 싱글 프레임 그릴 위에는 아우디를 상징하는 포링(Four ring)로고가 달려있다. 그릴 위에 로고가 붙어있던 기존 모델과 달리 더 뉴 아우디 TT는 보닛 한 가운데 로고를 배치했는데 이는 아우디의 고성능 스포츠카 R8 모델의 디자인을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인테리어 디자인 중 먼저 눈에 띄는 건 운전석 계기반에 장착된 ‘버추얼 콕핏(Virtual Cockpit)’이다. 국내에 처음 선보인 버추얼 콕핏은 항공기 콕핏에서 빌려온 이름처럼 운전석 중앙에 위치한 12.3인치 대형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통해 운전자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통합 디스플레이 시스템이다. 간단히 말해 기존 차량의 운전석 계기판과 그 주변이 모두 디스플레이라고 보면 된다.
속도계와 타코미터등 운행 정보를 주로 보여주는 ‘클래식 뷰’ 모드와 내비게이션 화면 등 부가 정보를 표시해주는 ‘프로그래시브 뷰’ 모드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8년만의 신모델인만큼 인테리어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바람이 흐르는 듯한 역동적인 라인을 중앙 콘솔과 도어 트림, 항공기 날개를 연상시키는 대시보드 윗부분에 모두 적용해 실내에서도 스포츠카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 또 스포츠카임에도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세련된 분위기를 자아낸다.
쿠페와 로드스터 그리고 고성능 모델 TTS 등 세 가지 차종으로 선보이는 더 뉴 아우디 TT는 최신 4기통 2.0리터 TFSI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다. 쿠페와 로드스터 모델은 최고 출력 22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수치를 자랑한다.
TTS 모델은 5400~6200rpm에서 293마력의 최고 출력을 뿜어내며 1900~5300rpm에서 38.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알루미늄 소재를 사용하는 등 경량화 설계를 통해 이전 모델에 비해 차체 무게가 50kg 가벼워졌다. 변속기는 아우디의 6단 S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민첩한 변속을 하면서도 변속 충격 없는 부드러운 주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또 아우디의 4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 시스템’이 적용된 더 뉴 아우디 TT의 퍼포먼스는 TT 쿠페의 경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 시간에 5.6초, TT 로드스터의 경우 0‘시속 100km 도달 시간에 5.9초가 걸린다. TTS의 경우 4.9초가 걸려 정통 스포츠카 못지않은 성능을 발휘한다.
아우디 코리아 요하네스 타머 대표는 ”아우디 TT의 1세대 모델이 디자인으로 인정 받았고 2세대에서 퍼포먼스를 강조했다면, 3세대 TT모델은 이 둘을 동시에 만족할 뿐 만 아니라 버추얼 콕핏과 매트릭스 LED 같은 아우디가 자랑하는 첨단 기술까지 더해졌다“며, ”더 뉴 아우디 TT의 국내 출시를 통해 아우디 고객에게 보다 혁
‘더 뉴 아우디 TT’는 디자인과 성능 업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460만원의 가격인하가 적용되어 각각 부가세 포함 5750만원(쿠페 모델)과 6050만원(로드스터 모델)으로 판매된다. TTS 모델의 가격은 부가세 포함 7890만원이다.
[김동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