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연달아 잭팟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주 사노피와 5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한미약품은 9일 미국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과 1조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중인 옥신토모듈린 기반의 당뇨 및 비만 치료 바이오신약 'HM12525A'에 대해 얀센과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얀센은 내년 HM12525A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을 개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얀센에서 계약금 1억500만달러를 받고 이와 별도로 단계별 임상 개발, 허가, 상업화 등에 따른 기술수출료(마일스톤)로 최대 8억1000만달러를 받게 된다. 총 9억1500만달러(약 1조600억원) 규모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이 올해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 총액은 7조5600억원을 넘어섰다.
한미약품은 사노피와의 계약과 마찬가지로 이번 계약에서도 제품 출시 이후 10% 이상의 로열티를 따로 받기로 했고, 한국과 중국에 대한 판권 역시 한미약품이 갖기로 했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이날 "임상 개발에서부터 마케팅에 이르는 축적된 경험을 보유한 얀센과의 협력을 통해 HM12525A가 하루빨리 당뇨와 비만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으로 얀센은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HM12525A에 대한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한미약품이 이번에 얀센에 기술수출한 'HM12525A'는 사노피와 계약한 '퀀텀 프로젝트'와 사실상 한 뿌리에서 나왔다.
퀀텀 프로젝트의 핵심 기술인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에 활성화시키는 이중작용 치료제가 HM12525A다. 한미약품이 보유한 약효지속 기반 기술인 랩스커버리를 적용해 주 1회 투약이 가능한 동급 최강(best-in-class)의 지속형 당뇨 및 비만 치료 신약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 9월 제주도에서 열린 '2015 국제당뇨병학회(ICDM)'에서 현재 개발 중인 GLP-1이 당뇨와 함께 비만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GLP-1 계열 당뇨 신약에 대한 후기2상 임상시험 결과 모든 투여군에서 혈당 감소와 함께 체중 감소가 관찰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미약품이 보유한 GLP-1 기술과 약효지속 기반 기술인 랩스커버리 기술은 당뇨와 비만뿐 아니라 다른 치료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모든 치료제의 투약 횟수를 줄이는 대신 효과를 높이는 기술로 적용할 수
이선경 한국화학연구원 의약바이오연구본부장은 "제약 R&D는 실패할 위험도 크지만 한번 성공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지식기반 산업인 만큼 꾸준한 R&D 투자만이 큰 결실을 얻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원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