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로더 “한국, 미국 금리인상해도 외국자본 이탈 제한적”

“한국의 경제는 다른 신흥국가들에 비해 단단하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해도 외국자본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다”
키이스 웨이드 슈로더투신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6일 내년 글로벌 경제를 전망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은 아시아의 원자재 생산국가들보다 나은 상황에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미국이 단기간 내 제로 수준의 금리를 인상하면 신흥국에 투입된 자본이 유출될수 있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그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 키이스 웨이드 슈로더투신운용 수석 이코노미스트

키이스 이코노미스트는 그 근거로 현재 원자재 가격이 약세를 이어가는 현상을 꼽았다. 원유와 구리 등 원자재 가격이 내년에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제조업 중심인 한국 산업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일부 원자재 회사들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체 산업 구조상 긍정적이다.
또한 지속적으로 반복된 금리인상설에 시장에 내성이 생겼다는 분석도 내놨다. 미국의 실업률이 감소하고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설’은 꾸준히 반복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이사회(FOMC)가 있을 때마다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키이스 이코노미스트는 “9월 금리인상이 예상됐을 때 빠져나갈 돈의 일부가 이미 시장을 떠났다”며 “금리인상이 진행돼도 속도가 완만해 큰 폭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본 시장에 대한 영향이 미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세계 경제가 ‘뉴 노멀(New Normal)’ 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국이 세계 경제를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이 발표한 3분기 GDP 경제성장률은 6.9%다. 이를 감안했을 때 단기간 성장이 붕괴되진 않아도 둔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발 리스크는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에 더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브라질, 러시아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키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하면 선진국의 GDP성장률은 연 0.5% 수준, 신흥국에서는 연 2% 수준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