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 온라인서 버젓이 판매

롯데주류가 한정판으로 내놓은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가 주류임에도 청소년이 접근하기 쉬운 온라인상에서 별다른 제한 없이 판매돼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가 인기 캐릭터인 스티키몬스터 모양으로 제작한 소주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300ml)’가 피규어, 전용 소주잔 등과 함께 온라인 카페와 오픈마켓을 중심으로 2~3배 프리미엄이 붙은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 온라인 중고 카페에서만 100여개의 판매 관련 게시글이 올라와 있을만큼 인기인데다, 구매 문의 시 특별한 확인 절차 없이 제품을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아 청소년이 쉽게 술을 구입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일부 판매자는 롯데주류의 블로거로 롯데주류 측으로부터 원고료를 받아 제품 관련 글을 올린 뒤 해당 제품을 재판매한 것으로 밝혀져 롯데주류로서는 마케팅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롯데주류는 지난 11일 다음달부터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 판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알코올 도수 17.5도의 기존 ‘부드러운 처음처럼’을 스티키몬스터 모형 페트(PET)에 담은 소주로, 스티키몬스터는 귀여운 눈사람 모양에 긴 팔과 다리가 특징인 인기 캐릭터이다. 롯데주류는 12월 본격적인 제품 출시를 앞두고 지난 13일부터 22일까지 젊은이가 많은 홍대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와 피규어, 소주잔이 든 한정판 패키지와 콜라보레이션 상품 등을 한정 판매했다.
당시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헤시테크(#)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랩 등을 달고 화제가 됐고, 구입을 위해 1시간 넘게 대기줄을 서야 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롯데주류 역시 단순 캐릭터 차용이 아닌 캐릭터 디자인을 주류 패키지에 첫 적용한 사례로, 소주 음용 여부와 관계없이 패키지만으로 소장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고 홍보해왔다.
하지만 제품 자체가 아동이나 청소년의 호기심을 끌기 쉬운데다 ‘한정판’이라는 특성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재판매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현행법상 전통주를 제외한 주류의 온라인 판매는 미성년자 확인이 어렵고 거짓 제품으로 시장 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금지돼 있다. 최근에는 국세청이 나서 온라인 주류 판매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 일반 구매자는 물론 일부 롯데주류 블로거도 온라인을 통해 해당 제품 판매글을 올렸다.
처음처럼 스티키몬스터는 판매 시작부터 아동과 청소년의 호기심을 쉽게 자극해 청소년 음주를 조장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 초 만 24세 이하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등이 주류 광고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주류 광고 금지법 개정안이 주목받는 등 주류업계에서는 청소년 음주 조장 문제가 늘 예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류업계는 그동안 청소년 음주 조장 우려로 캐릭터 모형의 제품 출시를 암묵적으로 금지해왔다. 홍대 팝업스토어 게시 날짜가 수학능력시험 바로 다음 날인 지난 13일인 것도 논란을 키웠다.
롯데주류 측은 “해당 제품은 키덜트(아이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를 겨냥한 제품”이라며 “롯데주류 블로거 건과 관련해서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