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 폭락이 조선과 건설을 중심으로 한 일부 수출 업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지금껏 누적된 재무부실과 맞물려 거대한 산업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한국경제에서 원유값 하락은 전통적인 호재였다. 지금도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석유관련 산업은 유가하락의 덕을 보고 있다.
하지만 ‘선박’에서 ‘바다 위의 석유가스 공장’으로 주종목을 바꾼 국내 대형 조선소들은 유가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유가가 하락하자 유전개발 수요가 줄어들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의 씨가 마른 것은 물론이고, 이제는 다 지어놓은 플랜트도 선주들이 가져가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양상이다. 올해만 6조원 넘는 손실을 입은 조선업체들이 얼마나 더 내상을 키워갈지 알 수 없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선소에 후판을 공급하는 철강사와 플랜트 부품을 생산하는 기계업체, 직접 해외에 나가서 육·해상 플랜트를 건설하는 건설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실제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해외건설 수주액은 409억 57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61억달러로 지난해(119억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저유가 구조가 지속될 경우, 중견 조선사와 건설사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해보인다. 대그룹의 경영진 의중에 따라 뜻밖의 매물이 나오면서 초대형 인수합병(M&A)도 가능하다.
조선도시 거제도에선 한창 구조조정 중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결국 합병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반면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사들은 저유가 덕에 점점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는 추세다. 유가하락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가
최근 삼성과 한화, 롯데 등 국내 화학업계 대형 빅딜이 있었지만, 구조조정과 시장확대 목적의 중견사 M&A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황이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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