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28일 오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한다.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데다 지배구조 개선과 계열사 상장 등 전사적 과제가 산적한 만큼 ‘새 판 짜기’보다는 조직의 안정을 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각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열어 임원 인사 안건을 승인한 뒤 오후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고 28일 밝혔다.
대부분의 임원이 유임되는 가운데 주요 계열사인 롯데면세점의 수장은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가 물러나고 장선욱 대홍기획 대표가 이 자리를 대신한다.
이홍균 대표는 최근 면세점 재입찰에서 서울의 월드타워점 사업권을 사수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질 것으로 보인다.
새 대표 물망에 오른 장선욱 대홍기획 대표는 면세 사업 담당 경험이 있고,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룹 정책본부 상무로서 신동빈 회장을 보좌한 바 있다.
장 대표의 후임으로 그룹 정책본부 운영실의 이 갑 전무가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은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 건립과정에서 3000억원을 들여 면세점 잠실점을 월드타워점으로 옮겼다. 그러나 면세점 사업권을 수성하지 못해 내년 상반기 월드타워점을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다.
면세점을 제외하면 정책본부 이인원 부회장, 황각규 사장 등 그룹과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인원 부회장과 황각규 사장은 롯데그룹의 대국민 공약인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호텔롯데 상장 등 기업지배구조개선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앞서 지난 4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어 올해 사업 평가와 함께 내년 사업에 대한 비전 등을 논의했다. 이후 올해 실적과 내년 계획 등을 바탕으로 인사 문제에 매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
특히 신 회장은 경영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최근 인사에 앞서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반드시 개최하라고 지시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명 ‘손가락 해임’으로 불리는 오너의 임의적인 인사 대신 이사회와 주주총회 등 적법한 원칙에 의거한 인사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