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자금(7228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금호타이어·금호산업 보유 지분매각 ▲전략적·재무적 투자자 유치 ▲단독 인수금융 등 세 가지 경로를 통해 돈을 끌어모았다.
우선 박 회장과 장남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이 보유한 금호산업(9.85%)·금호타이어(7.99%) 지분 매각을 통해 1521억원 자금을 확보했다.
금호타이어 지분 3.74%와 금호산업 지분 5.43%는 현대해상, 동부화재, 한화손해보험 등 보험사와 기관투자자가 매입했고, 나머지는 SK에너지, 롯데케미칼, LG화학, 효성, 코오롱 등이 받아갔다.
여기에 박 회장은 CJ 등 10여개 기업을 금호기업 출자자로 참여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2400억원을 조달했다.
금호기업은 박 회장이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기업들은 유상증자 방식으로 적게는 30억원에서 많게는 500억원을 출자, 금호기업 주주가 됐다.
CJ그룹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은 추후 자금 회수를 염두에 두고 투자했지만 우리는 좀 더 장기적인 우호 관계를 맺어가고자 한다”며 “우선주 취득보다는 보통주에 직접 투자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자금은 NH투자증권이 단독 주선한 인수금융을 통해 마련했다. NH투자증권은 당초 제2금융기관들로부터 신디케이션론으로 조달하려 했던 인수금융이 여의치 않게 되면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박 회장이 더 많은 기업들의 출자를 얻어내려 했지만 여러 이해관계들이 상충하면서 쉽지 않았던 것 같다”며 “특히 이자 및 원금 상환에 대한 우려가 커서 인수금융도 대주단 구성이 안 된 것”이라고 전했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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