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금수저’ 괜한 말 아니였네….10년간 빈부격차 더 커져

최근 10년간 상하 계층간 소득격차는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 포퓰리즘’ 주장에도 불구하고 정작 늘어난 세금과 사회보장비용이 적재적소에 쓰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6630가구를 대상으로 2014년 실시한 10차년도 한국복지패널 조사 결과를 담은 ‘2015년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첫 해인 지난 2005년 174만원이었던 소득 하위 10%의 연평균 시장소득은 2014년 177만원으로 10년간 불과 3만원 늘었다. 연평균 2~3%인 물가를 고려하면 실질소득은 사실상 감소했다. 다만 기초생활보장급여 등 공적소득을 포함할 경우 전체 가처분소득은 같은 기간 839만원에서 1053만원으로 다소 늘었다.
반면 지난 10년간 상위 10%의 시장소득은 평균 8260만원에서 1억 2529만원으로 51%나 늘어나 계층간 불평등의 폭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조세와 사회보장비용을 합한 공적지출부담은 극적으로 늘었다. 2005년 국민 1인당 연간 285만원이던 조세와 사회보장료 지출은 10년 만에 784만원으로 늘었다. 전체 소득 대비로는 9.5%에서 18.6%로 2배 가까이 뛰었다. 노대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늘어난 복지지출에 비해 저소득층으로 이전된 효과는 다소 낮다”며 “아직까지 한국은 늘어난 복지재원이 충분한 소득재분배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미성숙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소득격차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노인빈곤층과 이들을 부양해야 하는 근로연령층의 빈곤율이 동시에 증가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특히 저소득층이 빈곤 수렁에 빠진 초기에 탈출하지 못할 경우 ‘흙수저’로 눌러앉게 되는 계층 고착화 현상도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1년 동안 빈곤을 경험한 가구가 13.2%로 가장 많았지만, 10년 내내 빈곤 탈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가구가 7.2%로 뒤를 이어 저소득층 내에서도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전정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