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2위 기업 LF가 실적이 부진한 자사 대표 브랜드인 ‘질바이질스튜어트(JILL BY JILLSTUART)’와 ‘일꼬르소(ILCORSO)’를 백화점에서 완전히 철수한기로 전격 결정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F는 라이선스 브랜드인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자체 브랜드인 일꼬르소를 다음달 백화점 매장 개편 시즌부터 순차적인 철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내 패션업계가 침체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자 구본걸 LF 회장이 ‘효율 중심 경영’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향후 두 브랜드는 LF몰 등 온라인을 통해서 판매될 예정이다. 백화점에서 철수해도 소비자들에게 ‘백화점 브랜드’라는 인식이 여전할 것을 고려해 가두점을 운영할 계획은 없다는게 LF측은 설명했다.
지난 2008년 국내 론칭된 질바이질스튜어트는 미국 브랜드인 ‘질스튜어트’의 세컨드 브랜드다. 현재 현대백화점무역점, 롯데백화점스타시티 점 등 30여 곳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LF가 2012년 론칭한 일꼬르소는 30·40대를 타깃하는 남성 캐주얼 브랜드다. 현재 신세계백화점본점, 롯데백화점잠실점 등 30여 곳에서 영업 중이다.
제품 가격대가 어중간한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일꼬르소는 국내 패션업계가 고가와 저가 브랜드로 나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자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격대는 겨울상품 기준 질바이질스튜어트는 원피스 20~30만원대, 코트 40만 원대 등이며, 일꼬르소는 재킷 30만 원대, 팬츠 10만 원대, 셔츠 10만 원대 등이다. LF 관계자는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일꼬르소의 백화점 매장 철수를 계기로 향후 질바이질스튜어트의 모브랜드인 질스튜어트에 집중하고, 남성복 쪽에선 ‘해지스’에 무게를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LF는 자사 편집매장인 ‘어라운드더코너’ 재정비도 나선다. 서울 가로수길, 삼청동, 홍대 및 백화점에서 운영하고있는 매장 중 수익성이 좋지 않은 일부 매장을 접는다.
이와 같은 LF의 파격적인 결정은 구 회장의 ‘유통 채널 다변화 및 효율화’를 강조한 경영방식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구 회장은 최근 시무식에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 중심의 경영으로 지속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전 방위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국내외 유통망 재정비를 통한 효율적 매장 운영에 힘써야 한다”며 비효율 매장 정리를 강조했다. 내수 소비 둔화 등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 패션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효율 중심 경영을 선택
실제 LF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387억 원, 영업이익 1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3112억 원)은 8.8% 늘었지만 영업이익(59억 원)은 75.2% 급감했다. LF가 브랜드의 이미지 타격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매장을 접는 이유다.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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