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도 어려운데 앞으로 한몸처럼 잘해봅시다.” (김연상 코오롱인더스트리 노조위원장)
“감사한 말씀입니다. 고용환경 개선과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모범 회사로 제대로 된 면모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박동문 사장)
28일 코오롱그룹 화학사업 부문인 코오롱인더스트리 경북 구미공장에는 요즘 산업현장에서 보기 힘든 훈훈한 장면이 펼쳐졌다.
노동조합과 회사 측이 기업 경영위기 극복을 위해 전담 조직을 만들고, 상호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것.
이날 양측은 ‘노사 상생동체(相生同體)’를 선언하고 이같은 문화를 실천하기 위해 다음달 중 ‘상생혁신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로 했다. 특히 이번 상생 선언과 TF 구성은 코오롱인더 노조 측이 먼저 사측에 제안해 눈길을 끈다.
최근 ‘철밥통’을 지키기 위해 항공·타이어 사업장 노조들이 잇따라 회사와 전면전을 선언하는 등 살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과는 딴판이다.
김연상 위원장은 상생 합의 직전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해외 경기 부진 등 회사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노사가 갈등해봐야 서로에게 좋을게 없다”며 “노사가 힘을 모아 1등 기업을 만들기 위하 상생 선언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상생 TF를 통해 원가와 역량, 안전을 혁신하고, 즐거운 직장 만들기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코오롱인더 노사 관계가 처음부터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다. 1998년 이후 매년 노사 분규가 터지며 진통을 앓았다.
노사는 갈등 관계가 절정에 달했던 2007년 대기업 가운데서는 최초로 ‘항구적 무분규 선언’에 전격 합의 하며 극적인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이후 노사는 단체상해보험 상향, 사원 해외연수 확대, 구미행복테마파크 조성, 지역사회 상생기금 조성 등 근로조건 개선과 즐거운 일터 만들기 작업에 힘을 합치며 재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김 위원장은 “매년 갈등을 겪으면서 정작 직원들에게 돌아온 것은 없고 오히려 사측과 동반 피해를 입은 적이 많았다”며 “내홍이 결코 회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무분규 선언을 하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
사측도 이번 노조 제안에 성의에 성심껏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박 사장은 “회사가 진행하고 있는 상생기금을 확대해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공헌하겠다”며 “노사가 함께 비즈니스 파트너사와 지역사회와 동반성장을 위한 발전적인 지원방안을 찾아 실행하겠다”고 화답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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