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성장률 0.1%에 집중하는 것 맞지 않아"

↑ 18일 경총 최고경영자 연찬회 참석해 연설하는 유일호 부총리 <김재훈 기자>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경제 상황에서) 성장률 0.1%포인트를 목표로 정부가 총력 집중하는 건 맞지 않다”며 “일자리가 잘 만들어지느냐를 보고, 거기에 포커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8일 한국경영자총협회 주최로 열린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2016년 경제정책 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이같이 말하며 “4대개혁 완수, 미래성장동력 확충, 경제활력 강화가 모두 (일자리 창출을 위한)수단이자 단기 목표”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리한 단기 부양책을 쓰기 보다는 노동·공공·금융·교육 등 4대개혁과 신산업 분야 규제완화 등 구조개혁에 매진하겠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유 부총리는 이같은 정책방향을 설정한 근거로 미국·일본·유럽·중국 등 주요 경제가 모두 난관을 겪고 있는 ‘G4 리스크’를 언급했다. 그는 “미국도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일본은 상상외의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유럽도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조금 더 대외환경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최근 경제 전문가들이 대외 변수 때문에 한국 정부가 쓸 수 있는 재정·통화·금융 정책 카드가 많지 않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유 부총리는 “단기적 대외변수는 우리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그에 맞추어 충격을 흡수하고 이를 축소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우리가 개혁을 잘못해서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지고는 악순환에 빠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져 국내 외환·주식시장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으는데 대해 유 부총리는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한)효과가 누적이 된다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장기 성장체질 강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강연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외환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에서 너무 급격한 변동이 있을 때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게 원칙이고, 원칙대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 당국이 급격한 환율 변동을 막는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주식·채권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살펴보고 있지만 하루 이틀 사이에 움직이는 것에 대해 구조적으로 어떻게 된다고 말하긴 어렵다”며 “분명한 움직임이라고 보긴 조금 어렵다. 분석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또 급격한 자본 유출입을 막기 위한 거시 건전성 3종 세트에 대해서는 “제도는 웬만큼 만들었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조시영 기자 / 정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