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수출의 약 4분의 1을 담당하는 중국도 늘어난 재고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3일 국제금융센터,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산업계의 재고량은 3조 8700억 위안(약 720조원)으로 우리나라 한해 GDP의 약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이는 중국 한해 GDP의 약 5%를 차지하는 규모다.
재고가 처리되지 못하면서 기업들의 가동률이 낮아지고, 반대로 빚은 늘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IT특임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자료를 보면 중국 설비가동률은 60%대로 떨어진 듯 하다”며 “최근 업계 관계자들을 보면 ‘거의 50%대까지 떨어졌다’는 비관적인 목소리도 들린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기업부채는 2009년 말 GDP 대비 41.6%에서 2014년 말 103.2%로 2배 이상 늘었다.
중국 기업들의 재고가 쌓이기 시작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2000년대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서 10%대 이상 고속성장을 이뤄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로존, 일본 등 선진국 경기가 나빠지면서 중국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게 됐다. 반면, 선진국의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로 인해 풀린 돈이 상대적으로 투자가 유망하고 금리가 비싼 중국으로 몰렸다. 수요보다는 공급이 더 많아지는 ‘공급과잉’ 상황이 점점 악화된 것이다. 실제 재고량을 살펴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는 1조 9520억 위안이었던 것이 지난해 3조 8700억 위안으로 2배 가량 늘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과잉 공급량은 약 2억t으로 전세계 철강 과잉 공급량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다.
중국 내 재고가 급증하면서 한국 산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공장을 멈춰세우는 중국 기업이 늘면서 한국 회사로부터 중간재를 사가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발표된 2월 수출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대중국 수출은 한 해 전에 비해 12.9%포인트 줄어 석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액 86억 5200만달러는 2010년 2월 79억 5500만달러 이후 6년만의 최저치다.
중국행 수출이 급감하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을 위해 지난해 ‘차이나데스크’를 설치해 중국 시장정보와 원산지증명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국 내 4개 대도시에 FTA활용 지원센터를 설치한 게 대표적이다.
한편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중국 수출업체 대표 오찬간담회에서 “정부는 우리 기업들의 중국 수출 회복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업인 여러분들도 중국시장을 발판으로 글로벌 기업을 이루는
[조시영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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