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빼"…백화점, 입점업체에 갑질 못한다

【 앵커멘트 】
백화점에 가면 에스컬레이터 앞 등 이른바 목 좋은 자리에 입주한 업체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자리를 얻더라도 백화점에 밉보이면 곧바로 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점인데요.
앞으론 이런 백화점의 갑질이 불가능해집니다.
정규해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말 논란이 됐던 영상입니다.

백화점 입점업체 직원이 고객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합니다.

이른바 고객의 갑질이 문제였지만, 무릎을 꿇은 점원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이유가 뭘까.

공정위가 백화점과 입주업체 간 계약 관계에 대한 실태를 조사했더니, 갑의 위치에 있는 백화점이 원인이었습니다.

고객과 마찰이 잦으면 백화점이 마음대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매장 위치를 옮길 수 있는데, 이를 우려한 업체들이 문제를 쉬쉬해온 겁니다.

▶ 인터뷰(☎) : 백화점 입점업체 관계자
- "나가라고 하고 그런 것들은 알다시피 발생하는 거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안 좋은 자리로 들어간다거나 그런 것들은 있지."

이뿐만이 아닙니다.

일부 백화점은 파견종업원 교체를 마음대로 요구해 왔고

▶ 인터뷰 : 백화점 입점업체 관계자
- "고객들이 교체를 요구하면 백화점에서 자르라고 하는데…사람 구하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입점업체에게 인테리어를 시킨 뒤 계약이 끝나면 이를 그대로 넘겨받은 백화점도 많았습니다.

과거 몇 차례 도마에 올랐던 판촉비 전가도 곳곳에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13개 백화점에 특약매입계약서와 임대차계약서, 직매입 계약서 등 불공정 약관을 시정하도록 조치하고, 모니터링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정규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