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최고수와 컴퓨터가 펼치는 세기의 대결이 이제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제 기자간담회 현장에 다녀 온 전정인 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이번 대결에 대한 관심이 무척이나 뜨거운데요. 기자간담회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 기자 】
세기의 대결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기자간담회 분위기도 뜨거웠습니다.
미국, 영국, 일본 등 해외 취재진을 비롯해 무려 300여 명의 기자들이 몰렸습니다.
사전에 언론사별로 참석인원을 제한한 점을 감안하면 꽤 많은 숫자라고 볼 수 있는데요.
큰 관심만큼이나 취재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 질문2 】
기자간담회장에서 전과 달리 이세돌 9단의 조금 긴장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었는데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그동안 5대 0 압승을 장담했던 이세돌 9단이 어제는 "5대 0으로 승리하는 확률까지는 아닌 것 같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알파고가 인간 특유의 직관을 어느 정도 모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는 눈치였는데요.
하지만 승률을 조금 낮췄을 뿐 자신감은 여전했습니다.
첫 대결에 지면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리지 않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생각 자체를 안해봤다고 잘라 말했는데요.
직접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세돌 / 프로바둑기사
- "사실 첫 판에 진다는 생각 자체를 안해 가지고요. 하지만 판후이 2단처럼 첫판을 진다고해서 그렇게 흔들리지는 않을 겁니다."
【 질문3 】
그리고 어제 간담회장에 에릭 슈미트 회장이 깜짝 등장했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사실 에릭 슈미트 회장이 이번 대국에 맞춰 입국한다는 사실은 알려졌었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언제 어떻게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확인이 안되는 상황이었던 거죠.
기자간담회 직전까지 슈미트 회장이 오후에 전용기를 통해 김포공항으로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었고요.
그래서 저희도 공항에서 일단 대기를 하려고 했었는데 사회자가 갑자기 슈미트 회장을 소개해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슈미트 회장도 이번 대국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는데요.
슈미트 회장은 이번 대국의 결과와 상관없이 승자는 인류가 될 것이라며 오늘은 인류를 위해 아주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질문4 】
오늘 첫 대결 누가 이길지 참 궁금합니다. 누가 더 우세한가요?
【 기자 】
세기의 대결답게 결과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바둑계 인사들은 이세돌 9단의 압승을 예상한 반면,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알파고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는 건데요.
바둑계 인사들은 아직은 인간이 컴퓨터보다 우위에 있다는 입장이고,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알파고가 계속 진화한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알파고를 개발한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대표도 알파고가 더 강력해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는데요.
특히 인간과 달리 피로하지 않고 절대 겁먹지 않는다는 점이 알파고 만의 강점이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0월 판후이와 상대하던 알파고에서 얼마나 진화를 했는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5 】
손이 없는 알파고가 오늘 어떻게 바둑을 둘 지도 관심일 것 같은데요.
【 기자 】
네 이번 대결은 실제 바둑판 위에서 펼쳐집니다.
그렇다면 손이 없는 알파고가 어떻게 바둑을 두는지 궁금할텐데요.
알파고에게는 대신 바둑알을 놓는 대리인이 있습니다.
바로 아자황이라는 딥마인드 엔지니어인데요
모니터를 보면서 알파고가 원하는 자리에 바둑돌을 대신 놓고 이세돌 9단이 놓는 수를 컴퓨터에 입력해 알파고에게 알리는 겁니다.
알파고의 눈과 손 역할을 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지난해 판후이와의 대결에서도 대리인 역할을 했었습니다.
【 질문6 】
바둑, 생소한 분들도 있으실텐데요. 경기 규칙은 어떻게 되나요?
【 기자 】
오늘 대결에서 각자 제한 시간 두 시간이 주어지고요.
두 시간을 다 쓴 뒤에는 60초 안에 수를 놓아야 하는 60초 초읽기가 각각 세 번씩 주어집니다.
마지막 초읽기에서 60초 안에 수를 두지 않으면 시간패를 당하게 되는 겁니다.
바둑의 승리 방식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하나는 불계승이고 또 하나는 계가 승리라고 하는데요.
불계승은 상대가 졌다고 패배를 선언하는 것이고, 계가로 승리한다는 것은 마지막 공배까지 다 둔 다음에 집을 세어 누가 몇 집을 이겼는지를 계산해 승부를 가리는 것을 말합니다.
【 앵커멘트 】
네 오늘말씀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전정인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