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사옥을 떠나 경기도 의왕연구소로 이전한다.
현대로템은 9일 창원공장에서 전사 임원, 주요 부서별 팀장, 직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영혁신 선포식을 열고 ▲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 ▲ 수익개선(Revenue) ▲ 혁신(Reengineering) 등 ‘3R 경영혁신안’을 발표했다. 적자 수렁에 빠진 현대로템이 체질개선을 위해 비상경영 제체를 선언한 것이다.
현대로템은 이달 말까지 CEO를 비롯해 철도, 플랜트, 중기사업부, 구매, 지원 등 총 500여명 임직원 전원이 의왕연구소로 옮겨간다.
양재동에 위치한 서울사무소와 의왕연구소의 사업장 통합 추진은 영업, 구매, 연구소 지원조직 간 유기적 협업으로 사업 진행 의사결정을 신속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현대로템은 설명했다. 특히 영업부서와 연구소 간 소통을 강화해 기존 사업 추진 시 자주 발생하던 설계변경을 최소화하고 국내외 주요시장별 최적화 모델을 구축해 수주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등 시행청, 고객 요구에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로템이 보유한 상주·의왕 등 유휴부지의 활용방안을 모색하고, 창원 직원 임대아파트 부지 재건축 사업 조기 추진 등 다양한 수익성 확보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현대로템은 올 초부터 과장 이상급 관리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임원 연봉 반납, 관리직 연봉 동결 등 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안도 시행 중이다.
수익개선을 위해서는 저가 수주를 지양하고 현지 사정에 밝은 해외전문가 영입에 나선다.
중국과 일본에 밀려 고전하던 현대로템의 첫 타깃은 3조원 규모 터키 고속철 프로젝트다. 현대로템 터키 현지 법인 직원들은 지난 해 초부터 터키 철도청 관계자들과 다수 미팅을 갖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터키 철도청이 현재 건설 중인 신규 노선에 투입할 고속철 640량에 대한 3조원 규모 입찰공고를 올해 하반기 중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터키는 현재 앙카라~시바스, 앙카라~이즈미르를 잇는 1077km 구간의 고속철 노선을 건설 하고 있다.
터키는 2023년 공화국 설립 100주년을 맞아 철도산업을 육성 중이다.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의 철도기술력을 확보할 방침이며 그 일환으로 고속철도 기술 보유국으로부터 기술이전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한국형 고속철 상용화 경험을 활용해 터키형 고속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터키 철도청을 설득 중이다. 현대로템은 2010년 3월 최초의 한국형 고속열차 KTX산천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외에도 현대로템은 외국으로부터 기술이전 경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해무의 기술개발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현대로템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철도연)과 터키 고속철 사업의 성공적 수주와 수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17일 체결했다.
현대로템이 터키 고속철 사업을 수주할 경우 우리나라의 사상 최초 고속철 수출 사례가 된다. 공공기관인 철도연이 직접 민간 기업의 지원 사격에 나선 이유다. 국산 고속철 기술의 해외 시장 진출을 돕겠다는 것이다.
[전범주 기자 /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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