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감정을 달래려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직장인 A씨와 실업자 B씨도 우울한 현실을 술로 달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술은 우울한 감정을 강화하고 심하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초래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3년차 보험사 텔레마케터 A씨는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다. 고객들의 무시와 욕설, 성희롱적 발언들과 성과에 대한 압력 등 업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하루하루 극심한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 우울함과 무기력함에 지칠 때마다 술을 마시고 겨우 직장 생활을 해온 지도 벌써 3년째다.
정년퇴직 후 5년이 지났지만, 아직 새로운 직장을 찾지 못한 B씨는 현재 우울증을 앓고 있다. 젊을 때는 내로라하는 대기업 부장까지 승승장구했던 그였지만 새 직장을 구하지 못하면서 모든 게 부질없게 느껴진다. 요즘에는 만사가 귀찮아 집에서 술을 마시며 하루하루를 견뎌내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5년 자살자 심리부검 결과에 따르면, 사망 당시 음주 상태였던 자살자는 39.7%였으며 음주로 인한 문제 발생자는 25.6%였다. 가족의 알코올 문제 비율은 53.7%를 차지해 우리나라 자살 문제가 음주 문제와 깊은 관련성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허성태 원장은 “우울증에 걸리면 고통스러운 감정이 극도로 예민해지게 되는데, 미래에 대한 절망감과 두려움이 너무 심해 고통을 피하는 방법으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며 “특히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뇌의 전두엽 기능을 마비시켜 이성적인 제어나 판단이 어려워져 충동적인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허성태 원장은 우울증 치료와 알코올 치료를 동시에 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우울증은 의욕이 저하되고 우울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증상으로, 이러한 감정이 신체,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한순간 또는 일시적으로 우울하다고 해서 모두 우울증으로 진단되지는 않는다. 쉽게 회복되지 못하고 일정 기간 이상 지속해서 우울한 감정이 이어질 때 우울증으로 진단한다.
우울증에 걸리면 단순히 우울한 기분이나 감정 외에도 다양한 증상을 보이는데, 식사와 수면 패턴이 달라지거나 급격한 피로감이나 무기력감 등을 호소하는 예도 있다. 체중 변화를 보이기도 하고 평소 부정적인 생각, 특히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 우울증은 △우울함 △흥미나 즐거움 저하 △체중변화 혹은 식욕감소나 증가 △불면이나 과다수면 △초조함 또는 처진 느낌 △피로감이나 활력 상실 △무가치함 또는 죄책감 △집중력 감소와 판단력 저하 △반복되는 죽음에 대한 생각 등의 항목중 5개 이상이 해당되고 2주 동안 지속될 경우에 진단된다.
우울증에서 벗어나려면 평소 불규칙한 생활 습관을 바로잡고 충분한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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