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애플 등 IT공룡들이 ‘미래차’ 개발 경쟁에 속속 뛰어드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응전에 나섰다. ‘달리는 알파고’, 이른바 커넥티드카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5일 기존 자동차의 프레임을 전환해 미래 라이프 스타일의 혁신을 창조하겠다고 선언하는 한편 ‘커넥티드 카’의 개발 콘셉트와 전략을 공개했다.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란 자동차와 IT기술을 융합해 상시 네트워크에 연결한 차량이다. 차량과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 정보 인프라와의 실시간 소통을 통해 자율주행 및 첨단 인포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형 자동차다.
현대차는 커넥티드 카 개발 콘셉트를 ‘초연결 지능형 자동차(hyper-connected and intelligent car)’로 명명했다. IT기술과 차량을 융합시키는 차원을 넘어 자동차와 자동차, 자동차와 집·사무실, 나아가 도시 전체와 연결시켜 자동차를 ‘달리는 고성능 컴퓨터’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자율주행은 물론 차 안에서 생활 및 업무 전반이 이뤄지는 ‘카 투 라이프(Car to Life)’ 실현이 궁극 목표다.
현대차는 커넥티드카를 통해 구현할 4대 중점 서비스로 ▲지능형 원격 지원 서비스 ▲완벽한 자율주행 ▲스마트 트래픽 ▲모빌리티 허브를 제시했다. 지능형 원격 지원 서비스는 운행중 차량에서 고장 등 돌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원격 접속과 실시간 점검을 통해 바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한여름 차 에어컨이 작동하지 않을 경우 지금은 수리점에 가서 몇 시간을 허비해야 하지만 커넥티드카 시스템하에서는 현대차가 관리하는 중앙 통제시스템을 통해 바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차를 도난당할 위험도 사실상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차량 도난 신고가 접수되면 GPS를 활용해 엔진 출력을 줄이고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할 수 있다.
자율주행 기능은 다른 차량, 도로 등 주변 사물과의 정보교환(V2X, Vehicle to Everything)을 통해 안전한 자율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 단계 자율주행 차는 차에 부착된 센서로 주변환경을 감지하는 수준이지만 ‘커넥티드카’는 주변 차량들의 목적지, 운행 방향, 도로 상황 등 빅데이터를 소화해 완벽한 자율주행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통 상황, 다른 차량 이동경로 등의 분석은 최적화된 이동구간 안내를 가능케 해 시간·에너지 손실, 환경 오염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한다. 이것이 ‘스마트 트래픽’이다.
모빌리티 허브는 자동차가 모든 사물들과 지능화된 정보들의 연결 허브로 부상하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는 동안에도 집, 사무실 등 외부와 끊임없이 교신이 이어져 움직이는 업무·생활 공간으로 기능하게 된다.
현대자동차는 이보다 앞서 단기에 실현 가능한 서비스로 스마트폰, 스마트홈과 자동차의 연계를 꼽았다. 지금도 스마트폰 일부 어플리케이션을 차량 모니터로 실행하고 있지만 이에서 한발 더 나가 자동차에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체현하는 기술, 자동차 안에서 집에 있는 IT, 가전기기를 원격 제어하는 기술을 포함한다.
이정도 수준의 커넥티드 카를 실현하려면 ▲자동차의 대용량.초고속 통신을 가능케 하는 ‘차량 네트워크’ ▲자동차가 생성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는 ‘클라우드’ ▲방대한 정보를 의미있는 데이터로 재가공하는 ‘빅데이터’ ▲통합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보안기술’이 따라줘야 한다. 현대차는 “방면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업체들과 적극적인 협업,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공동개발을 통해 기술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주행과 안전에 관련된 핵심 데이터는 자체적으로 축적·발전시키되 인포테인먼트 등은 외부 소스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현대기아차는 커넥티드카 핵심 인프라
업계는 2025년이면 모든 차량에 고도화된 커넥티드카 시스템이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커넥티드카와 관련해 발생하는 매출은 무려 1조5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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