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 이번주부터 제조유통업체 관계자들을 줄소환 할 예정인 가운데 롯데마트가 선제적으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보상액 규모로 1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는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체 브랜드(PB)상품인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해 폐손상을 입은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보상 계획을 내놨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5년부터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를 원료로 한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하다 중단했다. PHMG는 정부가 집단 폐 손상의 원인으로 지목한 물질이다. 지난 2011년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임산부와 영·유아 등을 포함한 수 백명이 잇따라 사망하자 정부는 관련 내용을 조사해 왔다.
김 대표는 “롯데마트는 앞으로 검찰 수사가 종결되기 전까지 피해보상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피해 보상이 필요한 분들의 선정 기준과 피해 보상 기준 등을 검토해 피해 보상 재원 마련을 준비할 방침”이라며 “보상을 위한 재원 규모는 100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인 보상 대상이나 기준과 수준 등에 대해서는 향후 검찰 수사 결과와 피해자와의 협의 등을 변수로 들어 언급을 피했다. 김 대표는 “이번 사건에 따른 피해 규모 범위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있다보니 전담 조직을 통해 관련 피해자분들과 시민단체와 협의해서 보상 문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와 관련해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면 인과 관계가 나온 것으로 판단하고 피해자들에게 연락해 협의에 나설 방침이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전현직 임직원의 검찰 줄소환을 앞두고 있는 홈플러스 역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당연한 수순이어서 내부적으로 준비중”이라면서도 “우선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은 지난 1월부터 연구조사를 벌인 결과, 문제가 된 가습기 살균제 10개 제품 중 4개 제품이 폐 손상을 유발했다는 잠정 결론에 도달했다.
검찰이 폐 손상 유발 제품으로 지목한 것은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옥시레킷벤키저)▲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롯데마트)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삼성 테스코) ▲세퓨 가습기살균제(덴마크 케톡스사) 등이다.
앞서 문제제기가 된 애경 가습기메이트, 이마트 가습기살균제, 함박웃음 가습기세정제, 산도깨비 가습기퍼니셔, 가습기클린업 등은 폐 손상 유
검찰은 피해자가 가장 많은 옥시를 시작으로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의 관계자를 차례로 소환할 방침이다. 법조계에서는 제품의 위험 가능성을 인지하고서도 판매했다면 이들 관계자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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