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내달 초 한진해운 자율협약 결정…구조조정 '첫 단추'
↑ 한진해운 자율협약/사진=연합뉴스 |
채권단은 이르면 내달 초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5일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을 받은 뒤 내주 안에 하나은행, 우리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수협 등의 금융권 채권기관들에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안건으로 올릴 예정입니다.
채권기관들이 1주일가량 검토를 거쳐 100% 동의하면, 내달 초에는 자율협약이 개시될 전망입니다.
지난달 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면담하는 등 정부 당국과 금융권이 함께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에 협력할 것을 독려해 온 만큼, 자율협약은 무리 없이 가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자율협약은 한진해운 구조조정이 시작되기 위한 '첫 단추'에 불과합니다.
현재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현대상선처럼, 한진해운 역시 모든 이해관계자가 고통분담을 전제로 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합니다.
채권단의 단독 지원이나 자체 자구노력만으로는 한진해운을 정상화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진해운의 총 차입금은 5조6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금융권 차입금은 7천억원 수준에 불과합니다.
공모·사모사채가 1조5천억원, 매출채권 등 자산유동화 규모가 2천억원, 선박금융 등이 3조2천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영업이익 369억원을 달성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장 6월 27일 공모채 1천900억원이 만기 도래하고, 9월 30일에는 310억원이 추가로 만기가 돌아옵니다.
채권단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으로 지원에 나서서는 만기되는 사채만 막다가 필요한 구조조정은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재협상도 이뤄져야 합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 역시 해외 선주들에게 비싼 가격에 용선료를 지불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조정하지 않으면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은 상황이 돼 지원할 의미가 없어진다"고 전했습니다.
따라서 현대상선이 현재 진행 중인 것처럼 용선료 협상을 통해 비용 부담을 줄이고 사채권자들은 만기를 연장해주는 등의 종합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채권단
채권단은 이런 과정이 원활히 이뤄져야 지원할 수 있다는 전제가 달린 조건부 자율협약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놓인 상황은 현대상선과 비슷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역시 현대상선처럼 모든 이해당사자가 양보해야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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