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및 미세먼지를 비롯한 공기 중의 유해한 물질은 호흡기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호흡기 건강관리의 생활속 실천은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화의료원(원장 김승철)은 유한킴벌리(대표 최규복)와 함께 20~40대 일반인 500명을 대상으로 마스크 사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95%(475명)가 미세먼지와 황사로 인한 호흡기 건강을 걱정하지만, 정작 보건기관이 권고하는 ‘의약외품 황사마스크’를 사용한 사람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설문에 참여한 이들이 최근 1년 내에 주로 착용한 마스크로는(복수 응답) ‘입자 차단 기능이 없는 일반 마스크’라는 답변이 77.8%로 가장 많았고, ‘의약외품 황사마스크’가 55.8%로 일반 마스크와 큰 차이를 보이며 그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방한용 면 마스크(48.2%)’, ‘산업용 방진용 마스크(10.2%)’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메르스, 미세먼지 및 황사 등의 여파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인식이 크게 늘어난 반면,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마스크 용도를 제대로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 참여자들의 연중 사용률이 높았던 일반 마스크의 경우 착용 이유가 ‘미세먼지나 황사 차단(67.1%)’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면방한대 사용자의 절반(53.1%)이 미세먼지나 황사 차단 효과가 미미한 방한용 마스크를 미세먼지 및 황사 차단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스크는 황사 및 미세먼지 차단 기능을 인정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외품으로 별도 관리하는 보건용 마스크와 방한용 마스크, 공산품(일반) 마스크 등 크게 3가지로 구분하며, 미세먼지와 황사 차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의약외품으로 허가를 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구입·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를 제외하고는 미세먼지와 입자성 유해물질을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황사마스크 구입 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허가의 의약외품 여부를 확인하는 사람은 약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사마스크 내에는 미세먼지를 흡착할 수 있는 정전 필터가 들어있어 미세먼지를 80% 이상 걸러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만 면 마스크는 섬유를 짜서 만든 제품으로 미세한 입자의 먼지는 걸러내지 못한다. 때문에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식약처로부터 황사·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인정받은 황사마스크를 선택해야 한다.
특히 황사마스크 착용자 중 78.1%가 황사마스크를 사용 후 그대로 사용하거나 세탁을 통해 재사용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해, 황사마스크 관리 실태도 낙제점인 것으로 드러났다. 황사마스크 사용 경험이 있는 응답자 중 본인이 마스크를 제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사람 또한 27.6%에 불과했다. 황사마스크는 일회용 제품으로 재사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황사마스크를 재사용한 횟수로는 2회가 48.1%, 3회가 22.8%로 2~3회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고, 4회 이상 사용한 사람도 약 30%를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본인이 생각하는 황사마스크의 적정 사용 횟수를 묻는 질문에도 2~3회로 꼽은 사람이 57%로 가장 많았다. 황사마스크를 여러 번 사용한 이유는 ‘한번 쓰고 버리기 아까워서’와 같은 경제적인 이유가 58.2%로 가장 많았고, ‘여러 번 써도 황사 및 미세먼지 차단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20.3%)’, ‘사용 횟수나 기간에 제한이 없을 것 같아서(15.2%)’와 같이 적정 사용 횟수를 잘 모르는 것 또한 주요한 이유로 집계됐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장중현 교수는 “지름 10㎛(마이크로미터)이하의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은 먼지 입자로, 코털과 기관지 섬모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속 깊숙이 침투하여 허파 꽈리(폐포)에 흡착해 기관지나 폐를 손상시키며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최대한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반드시 면 마스크(면방한대)가 아닌 미세먼지 차단이 가능한 황사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먼지는 WHO(세계보건기구)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자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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