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전후로 일부 정치 관련 테마주가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주식시장을 어지럽히는 주범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 12월의 19대 대선이 다가올수록 유력 후보자와 이런저런 이유와 배경으로 엮인 테마주의 출렁임은 한층 심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의 상당수는 영업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실적 불량이어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됩니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급등락한 정치 관련 주요 테마주 12개 중 5개(42%)가 영업적자 기업으로 조사됐습니다.
안철수 테마주로 묶인 다믈멀티미디어[093640]는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가 이끈 국민의당이 4.13 총선에서 애초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냄에 따라 이달 들어서면 56.21% 급등했습니다. 그러나 실적 추이는 이 같은 주가 움직임과는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이 회사는 작년 11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5억6천만원의 영업이익을 낸 2014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정연홍 대표가 김홍선 전 안랩[053800] 대표와 대학원 동문이라는 이유로 안철수 테마주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가 최대주주로 있다는 이유로 문재인 테마주로 엮인 우리들휴브레인[118000]은 이달 38.9%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이 기업도 작년 75억원, 2014년 6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김무성 테마주로 분류되는 지에스인스트루[007630]는 작년 79억원, 반기문 테마주인 씨씨에스[066790]는 작년 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이달 주가 상승률은 52.7%, 10.0%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물론 모든 테마주의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써니전자[004770](안철수 테마주), 보성파워텍[006910](반기문 테마주) 등 일부 테마주는 작년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테마주의 주가는 기업 펀더멘털(기초여건)보다는 정치인과 관련한 작은 소문이나 정치 지형과 연동돼 움직이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적 개선세를 감안하더라도 이들 주가에는 '거품'이 엄청나게 끼어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례로 전기변환장치 제조업체로 반 총장 동생이 임원으로 재직 중인 보성파워텍의 경우 지난 22일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무려 414.7배에 달했습니다.
주가가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PER는 주가의 적정성을 따질 때 활용하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따라서 보성파워텍의 현 주가(7천50원)는 주당 순이익(17원)의 414배 수준으로 올랐다는 뜻입니다.
시장에서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에 힘입어 대표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을 인정받는 기업인 셀트리온[068270]과 한미약품[128940]의 PER가 각각 75배, 44배 수준임을 고려하면 실적이 그나마 괜찮다는 이런 정치 테마주조차도 얼마나 고평가돼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 삼성전자(11배) 등 주요 우량주
이 같은 정치 테마주에는 작전 세력이 개입된 경우도 많아 일반 투자자의 추종 매매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의 주가가 실적보다 크게 부풀려졌다는 걸 알면서도 나만 손해 보기 전에 빠져나오면 된다고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테마주 특성을 악용하려는 세력이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 자세가 요구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