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은 지난 21일 의대 본관 유광사홀에서 의학교육과 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고인들의 뜻을 추모하는 ‘감은제(感恩祭)’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의과대학생과 교직원, 유가족 등 삼백여 명이 참석해 지난 1년간 의학발전을 위해 시신을 기증한 73분의 숭고한 뜻을 추모했다.
이홍식 학장은 추모사에서 “의학 실습 교육과 연구 발전을 위해 시신 기증이라는 고귀한 결정을 내려주신 기증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감사와 추모의 말씀을 전한다“며 “기증자분들의 헌신과 생명의 존엄함을 늘 되새기며 바른 인술을 펼치는 참된 의사를 양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대 의대를 졸업한 조태연 유가족 대표는 “제가 입학하던 해 감은탑이 세워졌고 학생 신분으로 해부학 실습을 하고 감은제에 참석했는데, 이번에는 지난해 세상을 떠나신 아버지를 뵙기 위해 참석하게 됐다”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직후에는 고통과 슬픔뿐이었지만 이제는 더 못 해 드린 것에 대한 죄송함과 행복했던 순간만이 남아있다. 유가족에게 마지막 추억을 선사해준 학교 측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영호 고려대 의대 학생대표(의학과 1학년)는 “복잡하고 세밀한 인체의 구조물을 온전히 깨우칠 수 있는 것은 기증자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기증자분들의 희생정신과 봉사 정신을 마음속에 간직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의사가 되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유가족은 유광사홀에서 의과대학생들이 줄지어 서서 만든 길을 따라 감은탑에 도착해 국화꽃을 내려놓았다. 탑에 새겨진 이름을 찾아보고 끝내 눈가를 훔치는 유가족이 있어 분위기가 더욱 숙연해졌다. 감은탑 앞에서 유가족을 맞은 의학과 1학년 강예주 학생은 “의학도로서 헌체하신 존귀한 분들의 큰 뜻을 헤아리게 됐다”며, “이 마음가짐과 감사함을 새기며 올바르고 참된 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은 매년 4월 세 번째 목요일에 의학교육과 우리나라 의학발전을 위하여 헌체하신 고인들의 뜻을 추모하는 합동추모제 ‘감은제(感恩祭)’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1996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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