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기업 구조조정에 발권력을 이용하려면 납득할만한 타당성이 필요하고 중앙은행 손실 최소화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며 “이같은 원칙에선 출자보다 확실한 담보가 있는 대출 방식이 더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같은 언급은 국책은행 자본확충 관계기관 협의체가 지난 4일 공식 활동에 들어간 상태에서 한은의 기본적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5월5일자 매일경제 참조
그러면서 이 총재는 지난 2009년 운영된 자본확충펀드를 가능한 대안중의 하나로 예시했다. 당시 자본확충펀드는 한은이 산업은행에 대출하고 산은이 시중은행 채권을 사들여 이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활용됐다.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구제금융에 나선 사례를 함께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AIG와 GE에 대해 연준이 출자보다 대출의 형태를 취해 손실 최소화 원칙을 철저히 지켰고, AIG에 대출을 할 때는 AIG의 전재산을 담보로 했다”며 “출자는 회수가 불투명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등에 대한 한국은행의 출자보다는 정부 보유 주식 등 현물을 담보로 한 대출 등 간접 지원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셈이다. 현금 출자 등 직접 지원을 원하는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정부 입장과는 배치된다. 그러나 이 총재는 “다만 출자 방식을 100% 배제하는 것은 아니고 타당성이 있으면 그것도 가능하다”라고 밝혀 국책은행 자본확충 방식을 놓고 정부와의 협상 여지는 남겨뒀다.
한편 이 총재는 “중앙은행은 기본적으로 구조조정에 전문성이 없어 (정부가 하는) 재정의 역할을 담당하게 될 때는 납득할만한
[정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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