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은 말똥말똥한 정신으로 밤을 지새운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 밤새 수다를 떨면서, 혹은 뒤늦게 시작한 벼락치기 시험공부 등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이처럼 안자는 게 아니라 ‘못’자는 경우도 많다. 수면의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30%가 불면증을 경험하고, 그중 10%는 주 3회 이상 불면증이 나타나는 만성 불면증 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왜 잠을 못잘까. 잠은 심신의 건강함을 측정하는 잣대와도 같다. 요통이나 두통, 심혈관계 질환, 관절염 등 몸이 아프면 고통에 잠을 못자고, 스트레스가 많으면 정신적 불안감으로 교감신경계가 활성화하면서 숙면을 방해한다. 이러한 수면장애가 지속되면 단순 피로를 넘어 비만, 고혈압과 같은 성인병의 위험이 높아지고 우울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이때 불면증을 술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방법은 다음날 몸을 더 피곤하게 만든다. 수면유도제나 수면제를 처방받는다 해도 처음엔 잠이 오지만 장기간 복용 시 내성과 의존성이 높아져 복용량이 늘어나고 끊기 힘들어진다.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생활화하고 카페인 섭취량을 줄이라고 조언한다. 불면증 치유에 좋은 음식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달콤한 잠을 불러와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줄 음식에는 무엇이 있을까.
◆ 바나나
바나나는 천연수면제라고 불릴 만큼 숙면에 효과적이다. 바나나에 풍부한 트립토판이란 아미노산은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과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활성화해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근육이완에 도움이 되는 마그네슘도 들어있어 자기 전에 먹으면 좋다.
알맹이뿐만 아니라 껍질도 숙면에 도움을 준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껍질을 벗기지 않은 바나나와 시나몬 가루를 넣고 차를 끓여 마시면 숙면에 좋다고 지난 7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에 따르면 바나나껍질에는 신경계를 안정시키고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하고, 시나몬 가루는 체내 당분 수치를 조절해 숙면은 물론 피로 회복을 돕는다.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끓는 물에 양끝을 자른 바나나를 통째를 넣고 시나몬 가루를 뿌린 뒤 10분간 끓여주면 된다. 단 덜 익은 바나나는 타닌 성분이 들어있어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잘 익은 바나나를 섭취하도록 한다.
◆ 따뜻한 우유
우유에도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들어 있어 심리적 진정 효과가 있고, 칼슘 역시 마그네슘이나 칼륨처럼 몸을 편안하게 만든다. 따라서 자기 전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들뜨거나 긴장된 마음이 가라앉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아몬드
땅콩이나 캐슈, 호두 등 견과류 역시 근육 긴장을 완화해주는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특히 아몬드는 칼슘 함량까지 높아 더욱 좋다. 마그네슘과 칼슘을 함께 섭취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근육이 이완되기 때문이다. 칼슘은 트립토판을 수면유도호르몬인 멜라토닌으로 바꾸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체리
체리는 무리한 운동으로 인한 근육 손상 등으로부터 몸이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고 멜라토닌 성분도 함유해 자연스럽게 잠을 유도한다. ‘유럽영양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체리주스를 매일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수면시간이 늘어났다.
◆시금치
시금치에는 트립토판을 비롯해 엽산과 마그네슘, 비타민B6, 비타민C 등 세로토닌 합성을 촉진하는 주요 성분들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또 글루타민이라는 아미노산은 잠을 방해하는 세포성 독소를 제거해준다. 단 시금치에 강한 열을 가하면 이러한 영양소가 파괴되므로 조리 시 살짝 데치도록 한다.
◆ 꿀
따뜻한 우유나 허브차에 꿀을 약간 넣어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약간의 포도당은 뇌로 하여금 오렉신이라는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만드는 호르몬 분비를 줄여 수면을 돕는다.
오렉신은 뇌의 시상하부 쪽에서 분비되며 식욕과 수면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로 의식을 깨우거나 주의력을 높이는 등 각성 기능도 가지고 있다. 또한 허기질 때 분비가 증가하고 포만감을 느끼면 감소한다.
◆ 키위
키위에는 항산화물질, 카로티노이드, 비타민 C, 비타민 E 등을 비롯해 수면을 유도하는 세로토닌과 엽산이 가득하다. 실제로 4주 동안 실험 참가자들에게 잠들기 한 시간 전 키위를 먹게 한 결과 참가자 35%가 잠드는 시간이 빨라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한 전문가는 “키위에 가득한 세로토닌은 렘(REM)수면과 연관이 있는데 호르몬 수치가 낮을수록 불면증이 나타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 대추씨
대추씨는 신경성 불면증인 경우에 특히 좋다. 대추씨에는 신경을 이완시켜 잠을 유도하는 성분이 가득해 노랗게 볶아 분말로 만든 뒤 매일 3g 정도 차로 끓여 마시면 일반 수면제보다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 닭고기나 칠면조
채소나 과일 등 식물성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