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직원, 창업했다 실패해도 돌아올 수 있다

대기업 직원들의 좋은 아이디어가 별도의 스타트업을 분사되는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사내벤처인 C랩(크리에이티브랩) 우수과제 10여건을 별도의 회사로 창업시킨데 이어, LG전자도 여기에 동참했다.
LG전자는 16일 최고재무책임자(CTO) 부문에서 개발중이던 프로젝트 2개를 사외벤처 형태로 분사시켜 사업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관련 특허와 기술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창업전문가들의 컨설팅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창업하게 된 에이캔버스는 ‘디지털 갤러리’ 프로젝트를 사업화한다. 이는 디지털 액자에 수백만 점의 그림이 있는 콘텐츠 플랫폼을 연계해 다양한 예술작품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디지털 액자는 기존 액자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충전 후 전선을 액자 뒤로 감추는 기능이 적용됐다. 인테리어에 따라 프레임 교체가 가능해 언뜻 보면 일반 액자와 동일한 느낌을 준다.
에이캔버스는 지난 12일부터 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공개 모금을 진행하고 있다. 10만 달러가 목표인데 현재 절반에 가까운 4만3000달러 가량이 모금됐다. 이 회사는 예술작품에 대한 구매력이 큰 북미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 등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이번에 같이 창업한 인핏앤컴퍼니는 ‘분사영상진단기기’ 프로젝트를 사업화했다. 이는 방사전을 사용하는 대신 근적외선으로 조직 내 염증 정보를 영상화해 류마티스 관절염을 간단하게 측정할 수 있는 제품이다.
LG전자는 직원들의 도전을 적극 장려하고 이들이 얻은 경험을 사내에 전파할 수 있도록 퇴사 3년 내에는 언제든지 회사로 돌아올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더라도 이들에게 탈출구를 열어준 것이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아이디어 발전소’도 운영한다. 이는 CTO부문 소속 연구원들이 낸 기술과 제품, 서비스 아이디어에 5개월의 개발기간과 개발비 1000만원을 지원, 아이디어 원안자가 직접 시제품을 만들고 사업화에 도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