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전 노선 수요가 고루 늘며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자회사 한진해운 자율협약(채권단 공동관리) 등 구조조정 여파로 지분 평가손실 등이 커지며 적자를 탈출하지 못했다. 힘껏 일군 영업 성적표가 빛이 바랜 셈이다.
16일 대한항공은 매출액 2조8670억원, 영업이익 3233억원의 1분기 경영실적(연결 기준)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1% 줄어 거의 변동이 없지만 영업이익은 70.2%나 급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직전까지 대한항공 영업이익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10년 1분기 일군 2202억원이다.
미국, 중국, 일본, 대양주, 유럽, 동남아 등 전 노선 여객이 증가하며 실적 바닥을 다졌다. 특히 한국을 출발하는 여객이 21%나 불어나는 등 수송 훈풍이 불었다.
하지만 영업 활동 이외 한진해운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대한항공은 1분기 1749억원 당기 순손실을 기록해 지난해(-1331억원)에 이어 적자가 계속됐다.
해운 업황 부진에 따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 지분가치 조정과 영구채 평가손실 등 총 3257억원이 영업외 손실로 잡히며 영업 실적을 깎아 먹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분기 연휴와 허니문 수요가 늘어나며 여객 부문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며 “신선화물, 의약품 등 고수익 품목 영업 확대를 통해 화물 수익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부문 부진과 환율 평가손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과 당기 순이익이 모두 줄었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 1조 4763억원, 영업이익 587억원의 1분기 실적을 내놨다. 매출은 4.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3.8%, 당기순이익(444억원)은 25.5% 줄었다.
중국, 일본 등 여객 매출이 1.7% 늘었지만 미주 수요가 급감하며 화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3% 급감한 영향을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오는 7월 일본 삿포르 신규 노선을 취항는 등 노선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며 “올해 A380 2대, 내년 A350를 도입하는 등 항공기 경쟁력도 강화해 나간다”고 전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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