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선박, 남아공서 억류 당해

한진해운에 배를 빌려 준 외국 선주들은 유동성(현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한진해운을 상대로 '실력 행사(선박 억류·arrest)'에 나섰습니다. 한진해운은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간 후 글로벌 해운동맹 합류와 사채 재조정에 잇달아 성공했지만 유동성 부족으로 선박 운영에 경고등이 켜진 것입니다.

2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8만2158DWT급 벌크선인 '한진패라딥(HANJIN PARADIP)'호가 지난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진해운 소유 선박이 유동성 문제 등으로 해외에 억류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선박 억류는 선박 가압류와 유사한 방식으로 선주가 상대방에게 해당 내용을 통보하고 법원에 중재를 요청해 이뤄집니다. 용선료 연체를 참다 못한 외국 선주들이 한진해운 소유의 선박을 담보로 잡고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미납된 용선료를 내지 않으면 해당 선박을 회수하겠다'며 실력 행사에 나선 셈입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선박, 지분 매각 등으로 마련하기로 한 현금이 아직 들어오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며 "벌크선의 경우 화주와 선주, 용선주가 각각 한 곳이라 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다만 컨테이너선 억류 상황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