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건보료 ‘무임승차’ 피부양자…10년새 30% 늘었다

직장가입자에 얹혀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안내고 무임승차하는 피부양자가 지난 10년 사이에 30% 가까이 늘었다.
26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14년 6월까지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는 피부양자는 1603만명에서 2055만명으로 28% 이상 증가했다. 피부양자를 포함한 전체 직장가입자도 같은 기간 2483만명에서 3545만명으로 42.8%나 늘었다. 반면 지역가입자는 2227만명에서 1469만명으로 34%나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가운데 피부양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0.9%까지 늘었다. 피부양자와 직장가입자의 증가율은 같은 기간 전체 건강보험 가입자 증가율 6.5%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렇다보니 전문가들은 급증한 피부양자 가운데 상당수는 소득이 있는 상황에서 무임승차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같은 피부양자 제도의 문제점은 그간 꾸준히 지적돼 왔다. 현행 건강보험이 피부양자 선정을 합산소득이 아닌 개별소득에 따라 결정하다보니 정작 개별 소득별로 기준만 넘지 않으면 합산소득으로 볼 때는 보험료를 낼 돈이 충분히 있으면서도 직장 가입자에 무임승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주경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조사 결과와 관련해 “직장가입자와 달리 소득과 재산을 기초로 건강보험료가 매겨지는 지역가입자들이 보험료가 높다고 인식하고 있다”며 “그렇다보니 지역가입 기피는 물론, 느슨한 피부양자 기준을 이용해 직장 가입자 피부양자로 편입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기준 피부양자 중 405만명은 주택 보유자다.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으면서 5채 이상을 보유한 피부양자도 16만명을 넘는다.
김진현 서울대 간호대 교수는 “피부양자의 무임승차를 방지하기 위해선 피부양자 소득기준을 개별소득에서 합산소득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정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