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구팀과 미국·러시아 공동 연구팀 등 두 연구팀이 각각 만들어낸 113, 115, 117, 118번 등 새로운 4종의 원소들이 주기율표에 이름을 올리게 될 전망이다.
국제순수·응용화학연합회(IUPAC)는 일본과 미국·러시아 공동 연구팀이 발견한 4종의 새로운 원소에 대한 공모를 통해 이름과 원소기호를 잠정 결정하고 이를 8일 IUPAC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IUPAC는 향후 5개월 간 새로운 원소 이름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을 받은 뒤 별다른 반론이 없다면 원소이름과 기호를 확정할 예정이다.
일본 연구팀이 만들어낸 113번 원소는 일본의 일어 발음인 ‘니혼’과 원소·금속을 의미하는 이움(-ium)을 붙여 ‘니호니움(Nihonium)’으로 원소기호는 Nh로 명명됐다.
니호니움은 모리타 고스케 일본 이화학연구소 초중원소 연구그룹장이 2004년 처음 발견했다. 아연(Zn)의 원자핵을 가속한 뒤 비스무트(Bi)에 충돌시키는 방법으로 113번 원소를 만들어냈다. 이 원소는 자연엔 존재하지 않으며 만들어내도 매우 짧은 순간 존재하다 사라져버려 실체 입증이 쉽지 않았다.
113번 원소 발견 당시 일본에선 일본의 프랑스어 발음인 자퐁(Japon)에서 따온 자포니움(Japonium)을 원소이름으로 붙이자는 주장이 일었지만 일본인을 비하하는 영어 표현인 ‘잽(Jap·우리말로 쪽발이)’이 연상된다는 반론이 있어 결국 무산됐다.
115, 117, 118번 원소는 미국과 러시아 공동연구팀이 만들어냈다.
115번 원소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이름을 따서 ‘모스코비움(Moscovium·원소기호 Mc)’으로 명명됐다. 117번 원소는 미국에 선택권이 주어졌다. 미국은 연구에 참여한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밴더빌트대 등이 위치한 테네시주에서 착안해 ‘테네신(Tenessine·원소기호 Ts)’이란 이름을 얻었다. IUPAC는 테네신이 역대 알려진 모든 원소 중 가장 질량이 크다고 밝혔다.
118번 원소는 러시아 연구팀의 리더인 물리학자 유리 오가네시안의 이름을 따서 ‘오가네손(Oganesson·원소기호 Og)’으로 불리게 됐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살아있는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원소이름을 명명하는 것은 오가네손이 두 번째”라고 밝혔다. 첫 번째 사례는 106번 원소인 ‘시보지움(Seaborgium)’이었다. 미국로렌스버클리연구소가 미국 과학자인 글렌 시보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했다.
원소기호는 ‘화학의 언어’로 과학자들이라면 누구나 이 공통언어를 사용한다. 1982년 유럽 9개국 화학자들이 제네바 규약을 통해 유기화합물의 체계적 명명법을 마련했다. 1919년 설립된 IUPAC가 현재 원소
원소의 이름을 짓는데도 규칙이 있다. IUPAC에 따르면 새로운 원소는 △신화적 개념이나 대상(천문학적인 대상도 포함), △광물이나 그 비슷한 물질 △장소나 지역 △원소의 고유한 특성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지을 수 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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