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산하 공공 연구기관인 전자부품연구원(KETI)이 국내 중견·중소기업과 함께 독일 완성차 메이커 BMW에 전기차 경량화와 연비개선에 필수적인 효율적인 냉난방을 위한 핵심 발열 소재 기술과 시제품을 공급한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KETI와 BMW는 자동차 융·복합 기술과 개방형 혁신, 사업화 추진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아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한 박청원 KETI 원장은 “글로벌 대기업으로부터 직접 시제품 주문을 수주한 것은 올해로 개원 25주년을 맞는 연구원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 원장은 “기술이전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들이 판로를 개척하고 고객사의 요구에 맞는 제품 사양을 맞출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의 니즈에 걸맞는 기술을 개발해 제품 양산이 가능할 수준으로 국내 중소기업에 이전하면 수출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장이 밝힌 글로벌 사업모델의 핵심은 전자부품연구원의 브랜드를 무기로 글로벌 마케팅까지 지원해주는 것에 있다. 연구원은 단순한 기술이전 기관에 그치지 않고 직접 글로벌 기업들에 기술 마케팅을 펼치게 된다. 본격적인 수출계약 체결에 앞서 글로벌 기업의 요구사항에 맞춰 KETI와 국내 중소기업이 기술개발과 시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납품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이 진행되면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연구원은 국내 중견·중소기업에 기술이전을 통해 해외 진출을 지원해준다. KETI는 앞으로도 BMW 등 글로벌 기업에 납품할 시제품 양산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연구성과를 국내 중견·중소기업에 지속적으로 이전할 방침이다.
박 원장은 “현재 연구원과 기술협력 경험을 가진 중소기업들이 BMW 요구사항에 맞는 시제품을 제작하고 있으며 프로젝트 완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라며 “오는 11월 BMW 본사의 기술담당 임원이 참여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데이’ 행사에 참석할 국내 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이 남았다”고 전했다. 연구원은 오픈 이노베이션 행사가 끝나는 대로 관련 기술을 국내 기업에 이전해 곧장 BMW로 납품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예정이다.
이번 BMW 프로젝트를 계기로 기존의 KETI가 추진하던 중견·중소기업 지원사업도 ‘멀리서 지켜보며’ 지원하기 보다 기업들과 ‘함께 걷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특히 지난 1년간 시스템을 구축해 온 중견·중소기업 핵심 지원사업인 ‘기업지원플랫폼’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과거 전자부품의 국산화와 기술개발·이전을 중심으로 기업을 지원해 왔다면 앞으로는 ‘기업지원플랫폼’으로 연구원과 기업이 동반성장한다는 구상이다. 박 원장은 “25년간 쌓아온 기술을 연구원이 끌어안고 있지 말고 중소기업들에 이전해서 성과 확산에 나서야 한다”며 “기업협력본부 등 내부적으로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대외적으로 공동R&D, 기술이전, 사업화지원, 창업지원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포괄한 원스톱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지원플랫폼의 일환으로 올해 연구원은 정부와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재원을 투자해 사업화 성공률을 높이는 ‘산·연·관 공동매칭형 R&D사업’을 중소기업청과 함께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등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맞춰 기술이전과 찾아가는 기업지원 서비스도 강화된다. 특히 자율주행차 등 주요 R&D 성과 200여개를 ‘쇼핑리스트’처럼 만든 기술소개자료(Sales Material Kit)를 기업에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연구성과를 기업들의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혁신 매치메이킹’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다양한 기업 지원방안에 힘 입어 연구원의 기술이전 계약건수는 1~5월을 기준으로 65건으로 지난해(15건)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원은 연내 ‘기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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