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와 돼지고기에 이어 닭고기 가격도 상승세를 띠고 있다. 한우 가격 급등의 여파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본격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계절적 수요까지 겹쳐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다. 소·돼지·닭고기 가격 동반 상승으로 야외 캠핑족들의 지갑 사정은 더욱 빈약해질 전망이다.
3일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국산 닭고기 1㎏당 산지가격은 지난달 초 1300원대 후반으로 형성됐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올라 지난달 29일 1703원까지 올라섰다. 한달 새 24% 이상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1㎏ 육계 도매가격도 지난달 초 2000원대 중·후반에서 시작했다가 21일 3000원 선을 넘어섰고 29일 3176원까지 치솟았다.
올해 초만 해도 1200~1300원대를 거쳐 5월 중순 한 때 1000원대까지 떨어졌던 육계 산지가격은 6월 들어 갑자기 폭발적인 상승세로 돌아섰다. 물론 이른 더위가 찾아오며 삼계탕 등 닭고기 관련 수요가 높아진 데다 이달 17일 초복을 앞두고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육계 산지가격은 6월 초 1345원에서 6월 말 1550원으로 15% 남짓 상승하는 데 그친 반면 올해 6월 초와 하순 사이 육계 산지가격 상승률은 20%를 훌쩍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 서로 다르다. 전문가들은 한우 폭등세에 이어 돼지고기 가격마저 잇달아 오르자 이젠 초복 수요가 겹친 닭고기 쪽으로도 대체수요가 몰리고 있는 점을 지적한다.
한 도계 생산·유통업체 관계자는 “예년부터 초복 수요에 따라 6월 육계 가격 상승세가 뚜렷한 편이었지만 올해는 그 기울기가 유독 가파르다”며 “한우와 돼지고기 가격 상승 여파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매가격 상승에 이어 닭고기 소매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5월 23일 5333원이던 닭고기(중품) 1㎏ 소매가격은 6월 한 달 꾸준히 상승해 29일 기준 5673원까지 올라섰다. 한 달만에 6% 이상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닭고기 소매가격은 초복이 시작되는 여름 휴가철과 말복(8월 16일)까지 대체로 상승세를 이어간 뒤 점차 하락하는 추세를 보인다. 하지만 한우 가격 상승세가 예년과 달리 초강세를 띠고 있고 돼지고기 등 다른 육류 가격도 영향을 받고 있어 올해 닭고기 가격 상승세는 예년보다 길게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국산 닭 대신 저렴한 수입산 닭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축산물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국내로 수입된 닭고기는 총 1만929t으로 4월 1만189t에 비해 740t(7.2%) 증가했다. 닭고기 수입량은 올해 2월 5200t, 3월 6551t 등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쇠고기값 상승에 이어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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