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일본 등 근거리 노선을 주요 먹을거리로 삼은 저비용항공사(LCC)가 중거리 노선을 선점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종전 주력인 동아시아 ‘우물’에서 벗어나 하와이, 뉴질랜드 등 미주·대양주까지 취항하며 먹성 좋게 고수익 노선을 잡고 있는 것. 이같은 움직임이 단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노선 길이다.
3일 매일경제가 국적 LCC 노선을 분석한 결과 5대 항공사 최장노선을 합친 길이는 총 2만2739km로 지구 둘레(4만km) 절반을 넘는다. 각사 상위 5개 노선을 합치면 지구 두바퀴 반을 돌고도 남는 거리(9만2721km)에 달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저가 항공수요가 급증하며 쌓은 수익으로 비행기 투자와 국내외 항공사간 합종연횡에 나서며 대형 항공사 못지 않는 항공망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장거리 선수로 뛰는 대표적인 LCC는 진에어다.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국내 LCC 중 최초로 인천~하와이 호놀룰루 노선(7590km)에 신규 취항하며 이같은 경쟁에 불을 붙였다. 오는 12월에는 인천~호주 케언즈(6600km) 장거리 노선을 잇는다.
제주항공은 노선 상위 ‘톱5’는 평균 3335km로 진에어(5234km)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짧지만 5월 세계 최초 LCC 항공동맹(밸류 얼라이언스)을 결성해 장거리 노선을 공략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8개 LCC들이 연합해 만든 밸류 얼라이언스는 아태지역 160개 도시를 잇는 네트워크를 짜고 있다. LCC는 항속거리 5000~6000km 이하 중·단거리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고가의 장거리 항공기는 없기 때문에 고수익 장거리 노선은 물리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하다. 이에 제주항공은 다국적 합종연횡을 통해 장거리 노선 공략에 나서겠다는 카드를 꺼냈다. 예컨데 제주항공을 통해 필리핀 마닐라까지 이동한 뒤 마닐라에서 동맹 항공사인 세부퍼시픽을 통해 호주 시드니까지 넘어가는 식이다.
고수익 중거리 노선 경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내년부터 에어서울이 영업이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세부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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