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전상훈 윤호일 조석기 교수 |
폐는 인체에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장기로, 최종적인 암 진단을 위해 장기 깊숙한 곳의 세포에까지 도달해야 하는 조직검사 시행에 어려움이 많았다. 간단히 객담(가래)을 검사해 검사하는 방법도 있지만, 정확성이 떨어져 실제로는 주사기를 이용해 의심 부위에서 조직을 뽑아내거나 아예 절개를 통해 해당 부위의 조직을 확보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주사기를 활용하는 ‘경피적 세침흡인검사’와 ‘절개술’은 모두 환자에게 심한 고통을 주는 침습적 검사로, 환자의 폐 깊숙이 자리잡은 암 세포의 경우 검사가 크게 어려워지는 한계도 있었다. 또한 폐 조직이 크게 손상되거나 기흉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았다.
‘전자기유도 네비게이션 기관지경술(ENB)’은 미국에서 처음 시행된 이래로 1년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최신 의학기술로, 폐 내부로 직접 접근할 수 있어 정확한 위치에서 조직을 추출할 수 있으면서도 안전성은 오히려 높아져 기존 검사법의 한계를 넘어선데다 환자의 고통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폐암 진단의 새로운 희망으로 각광받고 있다.
검사의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은 CT를 통해 확보한 영상 정보를 바탕으로 환자의 폐를 3차원 지도로 구성하고, 암 세포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부위에 카테터가 최적, 최단 경로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때 전자기유도 패드와 위성 역할을 하는 센서 패치가 GPS처럼 정확한 위치를 따라갈 수 있도록 카테터를 추적한다. 좁은 폐기도에 도달해야 할 때는 카테터 속에서 미세 카테터가 나와 목적지까지 직접 접근할 수 있다.
윤호일 교수는 “폐암 진단을 위한 검사에서부터 큰 고통을 겪고 나서 정작 암의 치료에 소극적이 되거나 심지어 치료를 포기하려는 환자까지 있는 것을 보고 새 검사법의 도입을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연구 결과에 따르면 ENB 검사는 2cm 이상 크기의 병변에서 100%, 2cm 이하에서도 87%의 진단율을 보였고, 기흉 등 부작용도 세침검사의 1/10 수준에 불과해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검사법”이라고 말했다.
새 검사법을 발견하고 직접 도입을 결정한 전상훈 원장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