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000선을 웃돌면서 펀드환매가 몰리자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약 1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국내 공모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총 50조2936억원으로 지난해 8월 26일 50조2783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최근 1주일 동안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무려 1조300억원이나 줄었다. 국내 혼합형 펀드 감소액(537억원)의 20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는 최근 코스피가 코스피가 2000선을 넘어서면서 차익실현을 위한 펀드 환매가 줄을 잇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부사장은 “지난 8년간 코스피는 100번 넘게 2000선을 찍었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며 “투자자들도 학습효과를 거쳤기 때문에 1900선에서 사고 2000선에 파는 게 트렌드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증시 상승기 투자자들이 펀드에서 반사적으로 돈을 빼내는 코스피 기준선이 종전 2000선에서 1950선으로 낮아지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박스권 장세가 길어지면서 더 좁은 등락폭에서 차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다.
올들어 지난 22일까지 코스피가 1950선을 웃돈 날은 총 91거래일이었으며 이 기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공모형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총 3조2269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구간별로 보면 올해 2000선 이상인 기간(24거래일)에는 1조9926억원이 순유출됐고 195
이에 비해 코스피 1800~1850 수준에서는 1461억원, 1850~1900에서는 4111억원의 자금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 순유입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박스권에 지친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낮은 1950선을 펀드 환매의 기준점으로 여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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