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K C&C와 SK㈜ 합병으로 탄생한 SK㈜는 자산 13조원 어치 대형 지주사로 화려하게 경제계에 데뷔했다.
재계에서는 SK㈜는 그룹 컨트롤타워를 맡으며 일선에서 반도체 소재, 바이오·제약 등 자체 사업까지 진행하는 ‘사업 지주회사’를 표방한 후 주요 신사업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며 일단 합격점을 받아든 것으로 총평했다.
향후 SK그룹 핵심 키워드는 단연 ‘투자 또 투자’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확대경영회의에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는 뒤쳐지면 ‘돌연사(sudden death)’하는 시대”라며 과감한 투자를 강조하며 전국 단위 투자에 고삐를 쥐는 모양새다.
SK그룹은 올해 전국 각지에서 10조여원에 달하는 투자를 일제히 진행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SK 하이닉스 6조원, SK E&S 2조 5000억원, SK 가스 1조원 등 주요 그룹사들이 올해 전국 곳곳에서 공장 증설 등에 나서고 있다”며 “어려울 때 일수록 더 투자해야 한다는 최태원 회장 지론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합 효과가 안착하며 사업 지주사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SK㈜가 지난해 합병 후 처음으로 인수한 반도체 소재 전문기업 SK머티리얼즈는 올 2분기 사상 최고 실적(매출액 1165억원·영업이익 388억원)을 기록했다.
SK머티리얼즈는 삼불화질소(NF3) 등 반도체 소재 분야 글로벌 1등 기업으로 SK㈜ 인수 이후 반도체 소재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며 올해 들어서만 두 차례 사업 확장과 제품 다각화를 추진했다.
SK머티리얼즈는 하반기에도 해외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과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자회사로 승격된 원료의약품 생산회사 SK바이오텍과 SK㈜ 신약개발 자회사 SK바이오팜은 실적 안착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SK바이오텍은 올해 상반기 매출 500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가량 실적이 퀀텀점프 했다.
SK바이오텍은 올해 매출 1000억원 돌파, 2020년에는 매출 1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작년 11월 세종시 명학산업단지에 증설부지를 확보해 현재 16만ℓ 생산규모를 2020년까지 80만ℓ로 확장한다.
다른 핵심 계열사도 전면 투자에 나서고 있다. 투자 규모로 따지자면 SK하이닉스가 가장 많은 투자를 진행 중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경영 복귀 후 반도체 부문에서 2024년까지 4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26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K 측은 “올해 총 6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상반기에 절반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중국 최대 반도체 회사인 칭화유니그룹이 국영 반도체기업인 XMC의 지분 과반 인수와 함께 360억달러(약 40조원)의 투자도 추진한다.
LNG 및 발전 사업을 담당하는 SK E&S는 2조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전국에 발전소를 신설하고 있다. 이를 통해 LNG 수요처도 확보하고 친환경시대에 대비한다는 포석이다.
SK가스는 울산에 프로판 가스에서 섬유원료가 되는 폴리프로필렌을 생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다른 계열사에서는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투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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