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체납자 6000명에 올해 8615억 추징

백남준 선생의 대형 비디오아트 작품(구입가 4억원)을 포함해 수억원에 달하는 예술품을 보유하고 강남에 있는 고급아파트 펜트하우스에 살면서도 양도소득세 20억원을 납부하지 않은 골프장 대표 등 체납자 약 6000명에 대해 국세청이 8000억원 이상을 추징했다.
8일 국세청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 1~6월 체납자에 대해 총 8615억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7104억원 보다 21.3% 증가한 것이다. 국세청의 추적이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역대 최고 추징 실적인 지난해 1조5863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 징수금액을 항목별로 보면 현금이 4140억원, 재산 압류 등 조세채권이 4475억원 수준이다. 또 국세청은 고의로 재산을 은닉한자와 이를 도운 이들 등 총 137명에 대해 체납처분면탈 혐의로 고발 조치했다.
체납자의 은닉 방식은 다양했다. 한 사채업자는 증여세 50억원을 납부하지 않기 위해 화장실 물통 아래에 수표와 현금 2200만원, 세탁기 속에 10억원 상당 채권서류 등을 숨겼다가 적발됐다. 또 양도세 20억원을 체납하고도 수표 4억원을 안경 지갑에 보관하고 다닌 전 여관 건물주, 양도세 30억원을 납부하지 않고자 신탁회사에 부동산을 신탁한 미국 시민권자 등도 이번에 들통이 났다.
앞서 국세청은 무한 추적을 위해 지방청 단위로 체납자재산추적과를 두고 총 127명을 배치한 바 있다. 또 국세청이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징수 할 수 있도록 신고한 자에 대해서는 최대 20억원을 지급하고 있다.
김현준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올해부터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 기준이 5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아졌다”면서 “재산은닉 혐의 분석시스템을 토대로 고액체납자의 재산과 소비, 생활실태를 신속하게 확인해 끝까지 추적하는 동시에 고의적인 재산은닉 체납자에 대해서는 형사고발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