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이충우 기자] |
전 세계적으로 1년에 1억개, 다시 말해 1초에 3개씩 스타트업이 생겨난다고 하지만, 그 중에서 이익을 내는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한민국 통계청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스타트업은 1년이 지나면 전체의 60%, 2년 이후 절반, 3년 뒤에는 38%만 살아남는다. 이 38% 중에도 상당수가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냉혹한 현실 속에서 흑자 스타트업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헬스케어 정보기술(IT) 솔루션 벤처기업 티플러스는 대표적 흑자 스타트업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0년 설립 이후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역시 흑자가 확실시 된다. 티플러스 흑자 배경에는 정밀한 트렌드 분석은 물론, 거기에 조금이라도 부가가치를 더하자며 만반의 대비를 갖춰 나가는 자세가 있다. 이정호 티플러스 대표(42)는 “사명인 티플러스는 ‘트렌드 플러스’의 줄임말”이라고 말했다.
티플러스가 일하는 방식은 이런 식이다. 병원 IT 솔루션 판매사업이 있다고 가정하자. 수많은 중소 IT기업들이 이런 일을 한다. 그런데 티플러스는 이런 트렌드에 하나를 덧붙이려 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군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솔루션을 공급해 경쟁자를 앞서 간다.
예를 들면 국내에서 의료정보는 공유의 대상이 아니다. 병원끼리 환자 치료를 위해 의료정보를 주고 받아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지만 환자 바이오 정보 유출 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으로 의료법은 의료정보 전송을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한 병원 안에서 엑스레이 촬영 데이터 등을 저장하거나 주고 받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과 의사들의 진찰 입력 시스템인 전자의무기록(EMR)을 따로 사용하고 있었다. IT 솔루션 회사들도 이런 트렌드에 따라 각각 특화된 개발을 진행했다. 하지만 티플러스는 이런 트렌드를 무작정 따라가지 않았다. 한 가지를 덧붙이려 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진료정보교류(HIE) 시스템이다. 환자 중심으로 의료영상과 의무기록을 통합정리하는 한편, 이 기록을 병원들끼리 공유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이다. 티플러스는 2013년부터 이 시스템 개발을 시작했다. 주위에서 “쓸데 없는 데 돈을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국내 의료법은 개인정보를 한 병원에서 외부로 꺼내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그래도 꿋꿋하게 투자를 계속했다. 그는 “언젠가는 풀릴거야”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해 메르스 사태가 발생하면서 의료정보 소통 부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진단서·소견서 외에는 일차 병원의 진료기록이 대학병원으로 옮겨갈 수 없는 구조였기 때문에 밀려오는 환자들을 처음부터 진단하느라 대학병원들이 마비 상태에 이르렀다. 방문자에 대한 보호는커녕 치료조차 역부족이었다. 메르스 사태 이후 보건복지부는 진료정보 공유가 핵심이었다고 판단하고, 국가 진료정보교류 사업을 대책으로 내놨다. 티플러스 외에 누구도 대비하지 못했던 영역이었다. 이 사업 일환으로 티플러스는 2개 시범 솔루션 구축을 완료할 수 있었다. 오는 2018년까지 진행되는 추가 사업에서도 티플러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의료기업 중 최초로 이란에 진출한 것도 ‘트렌드에 하나를 더하자’는 티플러스 철학과 맞닿아 있다. 티플러스는 경제재제가 풀리기 이전부터 이란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이 대표는 낙후된 의료시설을 IT 도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이란 통치 이념과 부합한다고 봤다. 그는 “올해 하반기 중 이란 국영기업 EIKO 계열 의료법인인 바라카트와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티플러스는 이란에서 단계적으로 국내 바이오, 헬스케어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티플러스의 또 하나 트렌드 선도 사업은 의료방사선 피폭 데이터 솔루션이다. 환자가 받는 피해를 생각할 때 엑스레이, CT촬영 등에서 나오는 방사선 문제는 언젠가 의료계가 심각하게 고려할 문제라는 것이 이 대표 생각이다. 티플러스는 이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최고 연구성과를 갖고 있는 미국 교수와 공동개발을 통한 신제품 출시도 추진하고 있다.
벤처업계에서도 선제적 사업대비 역량과 꾸준한 이익기반을 우수하
[신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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