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9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장(前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 신현수 CJ제일제당 식품글로벌사업본부장과 딘 라 탕 호치민시 당서기장, 레 반 코아 호치민시 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베트남 현지 사업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은 1995년에 설립된 국영기업으로 호치민시가 지분 전체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도소매 유통업과 가공식품 생산, 농수산물 도매유통 등으로 지난해 연 매출은 약 2조3000억원이다. 71개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현재 베트남 전역에 1개의 도매유통단지와 2개의 쇼핑센터, 84개의 소형마트와 3개의 대형마트를 운영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이번 MOU를 계기로 현지 영업력을 강화해 베트남 식품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현지 유통망에 별도의 전문 판매공간인 CJ존(Zone)을 설치하고 가공식품 입점을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 뿐 아니라 베트남에서 생산된 CJ제일제당 제품의 판매 확대에도 상호 협력한다. 각 점포의 냉장·냉동 유통시설 확충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또 CJ제일제당과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의 제품을 조합해 현지 수요에 맞는 새로운 제품을 공동으로 개발한다.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 계열 육가공업체의 육류 원재료와 CJ제일제당의 소스를 함께 활용한 육가공 제품을 만드는 식이다. 음료 소비가 많은 베트남 현지 상황을 고려해 양사가 베트남 전용 음료 제품을 개발해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CJ제일제당은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유통채널의 현장 판촉 경쟁력 강화도 돕기로 했다. 매장 판촉 활동에 특화된 직원들이 소속된 CJ제일제당 자회사 CJ엠디원을 통해 베트남 현지 매장에 맞는 판촉활동을 구성하고, CJ제일제당의 제품을 활용한 쿠킹쇼나 시식행사 등을 주관한다. 이를 통해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 산하 유통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현지 소비자에게 CJ제일제당 제품에 대한 경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이사는 “앞으로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과 협력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베트남에서 CJ제일제당의 식품사업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베트남 현지에 국내 제품의 우수성뿐 아니라 뛰어난 유통 경쟁력도 전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과 별도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CJ프레시웨이도 베트남 사업 강화에 나선다. CJ프레시웨이는 한국산 신선과일을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 산하 유통망에 독점 공급한다. 최근 베트남 내에서는 수입산 과일이 높은 품질로 인정받아 수요가 높은 상황이라는 게 CJ프레시웨이 측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CJ프레시웨이는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과 함께 한국산 과일 포함 전체 수입 신선과일의 계절별·품목별 연간공급 체계도 구축하기로 해 수입 과일의 베트남 내 판매가 확대될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 계열사와 함께 당근, 양파, 브로컬리 등 야채류의 냉동 전 처리 제품을 공동 개발해 한국과 일본에 역수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특히 제품 개발에 그치지 않고 수출부터 수출 국가 내 판매까지 전체 유통 과정을 아우르는 벨류 체인(Value Chain) 개발에도 나서는 한편 베트남 농산물의 해외 수출 판로 개척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강 대표이사는 “이번 사이공 트레이딩 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지난 2013년부터 본격화한 CJ프레시웨이의 베트남 사업이 진일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차별화된 소싱 경쟁력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베트남 내수 유통 사업도 착실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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