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트니스 스마트워치 오히려 '운동 방해'…왜? 연구결과 나와
↑ 사진=MBN |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밴드로 매사 운동을 측정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해 오히려 운동을 방해할 수 있다는 취지의 연구 결과가 잇따라 소개되고 있습니다.
위치추적시스템(GPS)을 자체 내장하는 등 고도화된 웨어러블 기기가 결국 이용자를 '사이보그'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묵시론적 분석까지 나옵니다.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의 조던 엣킨 교수는 작년 1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활동을 측정하는 행위가 그 활동 자체의 즐거움을 떨어뜨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색칠하기, 읽기, 걷기 등 세 가지 활동과 관련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어 105명의 학생에게 10분 동안 단순한 모양에 색칠하기를 시켰는데, 얼마나 많이 색을 칠했는지 측정하고 고지받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덜 즐거워했고 배색도 획일적이었습니다.
또 95명의 학생에게 산책을 시켰는데, 만보기를 착용한 집단이 더 먼 거리를 걸었으나 덜 행복해했습니다. 310명에게 8분 동안 책을 읽게 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됐습니다.
엣킨 교수는 사람들이 활동을 측정할 때 그 활동을 놀이가 아닌 일로 느끼게 되고, 나중에 측정을 멈추더라도 다시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워지며, 활동 자체도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리키 더스와 마이크 쿠레이 교수가 작년 6월 발표한 공동 연구 결과도 눈길을 끕니다. 이들은 피트니스밴드 '핏비트'를 착용한 여성 200명을 대상으로 각종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89%는 핏비트를 충전할 때만 빼고 항상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45%는 핏비트를 벗으면 벌거벗은 듯한 느낌이 든다고 답했고, 22%는 핏비트 없이는 덜 움직이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만큼 생활이 핏비트에 종속되다시피 한 것입니다.
응답자의 79%는 매일 정해진 운동 목표를 달성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고 토로했습니다. 심지어 30%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죄책감이 들어 핏비트가 원수처럼 여겨지기도 한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교수들은 "사람들이 일상의 많은 결정을 기술에 의존하는 시대"라며 "다음 세대의 웨어러블 기술은 우리 인간을 사이보그에 가까운 존재로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연구들은 스마트워치 등의 기능이 눈에 띄게 발전하는 현재 시점의 소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최근 출시된 웬만한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밴드에는 이용자 위
엣킨 교수는 "활동을 측정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며 "다만, 활동을 측정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과 근본적인 즐거움을 느끼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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