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330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한 평택 공장 ‘LG 디지털 파크’에서 LG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V20’를 생산하는 모습. 이달 말 ‘V20’의 북미 출시를 앞둔 LG전자 직원이 공장 라인에서 ‘V20’ 생산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
“고객의 관점이 우리의 관점입니다. 한번 더 생각하고 실행합시다.”
LG전자가 제품 품질관리를 하는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다. 지난 18일 LG전자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20’의 품질관리를 살펴보기 위해 경기도 평택시에 위치한 공장 LG 디지털 파크에 방문했다. 해당 글귀는 모바일 제품 인정실에 들어서면 정면에 있는 벽에 적혀 있었다.
스마트폰은 일반적인 가전제품 대비 사용 기간이 길어야 2년으로 짧지만 가격이 80~100만원에 달하는 만큼 소비자들도 품질에 예민하다. LG전자도 이같은 점을 고려해 제품 양산 단계 이전부터 품질관리에 여념이 없었다.
모바일 제품 인정실은 ‘설계품질의 조기 안정과 원활한 양산’을 위해 제품들이 거쳐 가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이미 양산을 시작한 제품부터 미출시한 제품까지 다양한 스마트폰을 테스트하고 있었다. 제품별로 복수의 기기를 최장 5000시간 동안 여러 조건에서 각종 테스트한다. 1000여개 항목의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며 품질 기준만 약 6만개에 달한다.
가장 눈길을 끈 테스트 방식은 낙하, 충격, 구부리기, 비틀기 등을 비롯한 내구성 시험이다. 1미터 높이의 투명한 사각통에 스마트폰을 넣고 끊임없이 회전시키는 ‘연속 낙하 시험’, 실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1m~1.5m에서 스마트폰을 1회씩 끊어 반복하는 ‘낙하 시험’ 등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제품의 고장 가능성을 테스트하는 방법 중 하나다.
실제 LG전자 연구원이 V20를 시험기에 올려놓고 낙하 버튼을 누르자 바닥에 깔린 철판 위로 사정없이 떨어졌다. V20의 후면 커버와 배터리가 분해되는 상황은 있었지만 눈에 띄는 흠집이 발견되거나 액정이 파손되지 않았다. 전원을 켜 정상 동작하는 것도 확인했다.
시험을 진행한 연구원은 “실제 사용 환경에서 바닥은 우드, 장판, 대리석 등이 있다”면서 “이보다 강한 게 스틸(Steel·강철)이기에 철판을 놓고 내구성을 테스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V20는 항공기, 요트 등에 주로 쓰이는 알루미늄(AL6013)과 가볍고 충격흡수에 뛰어난 실리콘-폴리카보네이트(Si-PC, Silicone Poly-Carbonate) 소재를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이 시험을 포함해 방수를 지원하지 않지만 습도에 민감도를 알아보기 위한 ‘낙수 테스트’, 고온과 저온을 오가는 ‘온도 테스트’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소프트웨어와 관련해서도 일반적인 사용조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 시험했다. 메신저 사용 중 통화를 하거나 다른 기능을 사용할 때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했다.
하지만 이날 시험으로 인한 눈에 띄는 제품 파손, 기능 이상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LG전자가 V20을 비롯한 스마트폰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품질관리를 중요시하고 있다는 게 드러난 부분이다.
뒤이어 실제 제품이 만들어지는 조립라인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모듈화된 각종 전자 부품을 인쇄회로기판(PCB)에 장착해 실제 스마트폰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다만 입장을 위해서는 방진가운과 덧신을 신고 에어워시룸을 지나야 했다. 먼지를 비롯한 이물질이 제품에 들어가는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조립라인은 24시간 돌아가는 클린룸 시스템으로 이물질을 원천 봉쇄하고 있었다. 천정에서 나오는 바람을 이용해 공장 안의 미세먼지를 바닥으로 내린 뒤, 환기 시스템을 통해 자동 방출시키는 방식이다. 회사가 조립라인 입구에 위치한 TV를 이용해 불량을 잡아낸 사원을 공개 칭찬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LG전자는 LG 디지털 파크에 23개 모바일 조립라인을 운영하며 연간 최대 생산능력은 3960만대다. 라인별 생산량은 하루 4000대이며 이날 V20는 6개 라인에서 생산하고 있었다. LG 디지털 파크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생산 거점이다.
조립라인의 10여가지 공정 중 테스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었다. 약 27미터 길이의 조립라인 중 10m는 테스트를 위한 각종 장비들이 차지한다. 장비들은 작은 나사를 하나 체결해도 완료 후에는 이상 유무를 점검했다. 자동화하기 힘든 사진, 동영상, LCD 디스플레이 등의 기능은 직원이 직접 검사하고 있었다. 최종 검사 단계에서도
이병주 LG전자 MC글로벌오퍼레이션그룹장 전무는 “품질에 대한 완벽을 기하기 위해 제품 설계 단계부터 개발 중인 제품의 테스트,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임직원이 철저하고 집요하게 품질 최우선주의를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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