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정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대우조선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회사 임원진들은 대우조선의 (사명이 어떻게 되든) 미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옥포조선소의 기술·잠재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일단 대우조선을 살린 뒤 민영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조선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논란이 다시 불거진 데 대한 항변이다.
정 사장은 “대우조선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4조2000억원의 지원안을 결정한 뒤 추가 지원을 요청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며 “대우조선은 미래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건조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잠수함 건조 기술은 국내 업체들을 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조선업계를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빅2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정 사장은 “개인적으로 빅2 체제로 가는 게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 조선업계와 경쟁에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빅2로 재편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는 게 정 사장의 생각이다.
대우조선을 청산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그는 “한진해운 사태보다 후폭풍이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른 빅2 재편 방법으로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이 대우조선을 인수하는 방안을 제시한 뒤 “두 회사 모두 지금 당장 대우조선을 인수할 여력은 없다”며 “(이게 성사되려면) 정부지원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대우조선에 대한 또 다른 지원이다”고 설명했다.
정부 입장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대우조선 생산설비를 정상화시킨 뒤 민영화하는 것이란 말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수주목표를 달성하지 못함에 따라 기존 5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 목표를 6조원으로 수정하고 이를 실행하는 중이다. 정 사장은 “경남 거제시의 직원용 아파트단지를 매각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약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 자금 상황에 따라 계약이 취소돼 대우조선이 가지고 있는 드릴십 1척을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은 2번의 조정을 거쳐 올해 수주목표를 100억달러에서 35억달러로 줄였다. 하지만 현재 13억달러의 수주실적을 기록하는 데 그치고 있다. 정 사장은 “올해 남은 기간동안 10억달러 정도를 추가로 수주해 20~25억달러의 연간 수주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사장은 조선업황의 어려움은 201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내년부터는 발주시장이 조금 나아지겠지만 실질적으로 2018년까지 호황이라고 볼만한 상황이 오지 않는다”며 그나마 내년부터 대형 유조선과 가스운반선 발주시장이 중
그는 이어 “국제 전망기관은 2020년부터 LNG운반선 선복의 공급과잉이 해소되고 추가적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며 “LNG운반선의 건조기간이 3년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내년부터 발주가 활발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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