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를 위협하는 미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가 한국 시장 직진출을 공식 발표하면서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언더아머는 내년 1월 서울 강남대로 신논현역 인근에 대형 브랜드 매장을 오픈하고 자사의 모든 제품 라인을 판매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지금까지 언더아머의 국내 수입 및 유통은 효성 계열사인 갤럭시아코퍼레이션이 맡아왔지만 내년부터는 미국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게 된다.
1996년 미식축구 선수 출신 케빈 플랭크가 만든 이 브랜드는 2010년 이후 기업가치평가에서 아디다스를 제치고 나이키에 이어 2위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매출 40억달러(약 4조4700억원)를 올렸으며 세계적인 골프선수 조던 스피스와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스타 톰 브래디 등을 후원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공식 석상에 나왔을 때 입은 옷으로 유명세를 탔으며, 현재 직영점 2곳과 백화점, 아웃렛 등에 점포 40개를 보유하고 있다.
언더아머 측은 세계적인 온라인 헬스&피트니스 커뮤니티인 ‘커넥티드 피트니스’ 플랫폼을 국내에 도입해 소비자들과 접점을 넓히고, 차세대 한국 운동선수를 발굴해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언더아머가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이유는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이 연간 평균 20%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6조 5940억원을 기록한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은 올해 6조 9807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운동 열풍이 중장년층에서 20·30대로 번지면서 패션업계 불황에도 유일하게 쾌속 성장하는 분야다.
지금까지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은 나이키와 아디다스, 데상트가 3강 구도를 구축한 가운데 휠라코리아가 그 뒤를 추격하고 있었지만 언더아머의 진격으로 업계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들어 패션 대기업과 아웃도어, SPA들이 일제히 스포츠웨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극심한 혼전이 예상된다.
최근 패션 대기업 LF는 내년 봄 여름 시즌부터 25~35세를 겨냥한 스포츠웨어 라인 ‘질스튜어트스포츠’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내년 말까지 주요 백화점 매장과 가두점 40여개를 오픈한 후 오는 2020년까지 150여개 매장에서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K2코리아도 최근 독일 스포츠 브랜드 ‘다이나핏(DYNAFIT)’을 론칭했다. 다이나핏은 60년 역사를 지닌 독일 스포츠 브랜드로 러닝과 피트니스, 요가, 워터스포츠용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측은 내년에 매장 60개, 매출 300억원을 목표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아웃도어 업체 컬럼비아코리아도 내년에 요가 웨어 브랜드인 ‘프라나(prAna)’를 론칭할 예정이다. 1992년 캘리포니아에서 탄생한 브랜드로 요가와 피트니스 웨어에서 차별화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아웃도어 브랜드 ‘디스커버리’ 역시 최근 애슬레저(운동과 레저를 합친 스포츠웨어) 전용 라인 ‘하이브리드’를 론칭
SPA 브랜드 유니클로도 가을 겨울 시즌을 맞아 ‘유니클로 스포츠’ 라인업을 확대했다. 대표 라인인 블럭테크를 통해 러닝, 골프, 사이클링 등 야외 스포츠 의류를 선보일 예정이다. 휠라코리아는 최근 스포츠 라인 제품을 트랙·인도어·선수 등 3개 라인으로 구분해 스포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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