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학한림원 신임회장에 선임된 권오경 한양대 석좌교수(61)는 14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학계석학, 산업계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학한림원은 혁신국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정책방향을 제시해나가겠다”며 “특히 우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공학한림원은 14일 오후 서울 조선호텔에서 제39차 정기총회를 열고 권 교수를 공학한림원 차기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내년 1월 1일부터 2년이다. 공학한림원은 학계와 산업계 등에서 공학 기술·발전에 공을 세운 공학인을 발굴·우대하고 공학기술과 관련된 학술 연구 사업을 지원함으로써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5년 설립됐다. 현재 산·학·연 전문가 10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부회장단에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김문겸 연세대 교수, 이건우·차국헌 서울대 교수 등이 선임됐다.
권 신임회장은 디스플레이 분야 세계적인 석학으로 불린다. 1978년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마친 권 신임회장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기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서 LCD를 연구하다가 1992년부터 한양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후 삼성, LG 등과의 산학협력으로 LCD와 PDP 구동칩, 디스플레이 제조공정 등을 개발해 한국이 LCD, PDP 등 분야에서 1, 2위를 다투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처음 학교에 와서 연구를 시작할 때 연구인력조차 없었다”며 “일부 대학원생과 기업 인력이 함께 개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권 신임회장은 오랜 기간 산학협력 경험을 토대로 “산학연 일체화가 이뤄졌을 때 신성장 동력이 창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5년 뒤를 내다보며 연구개발(R&D)투자를 할 때 정부출연연구소가 7~8년 미래를 내다보고 대학은 혁신이 필요한 사회에 걸맞는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권 신임회장은 “인사가 만사”라며 “공학교육 혁신을 통해 뛰어난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공학한림원은 내년도 산학연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중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한때 융합교육이 화두가 되면서 정부도 학과 통폐합을 통한 융합교육을 유도했지만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물리적인 학과 통폐합이 대안이 아닌만큼, 최근 추진된 융합교육 실태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제안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공학한림원 내에 있는 차세대 공학교육위원회를 상설위원회로 전환해 인력문제를 비중있게 다뤄나간다는 뜻을 피력했다.
권 신임회장은 내년도부터 과학기술을 대중에게 알리는 새로운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공학한림원은 ‘공학한마당’ 행사를 개최, 중고등학생들이 공학기술을 체험하고 기업 CEO나 학계 석학들과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반도체의 원리나 상대성 이론 등 어렵다고 생각하는 과학기술 이론을 3~4분짜리 동영상으로 재미있게 만들어 대중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 기여해 나갈 것”이라며 “단순히 과학은 어려운 과목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이공계를 선택하는 학생의 수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학한림원은 현재 학계 석학, 산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정책총서’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한국은 아직 중진국인가, R&D 투자규모가 혁신의 바로미터인가, 대기업 주도 경제성장이 유효한가 등 다양한 문제의식을 갖고 회원들이 고민하면서 작성을 하고 있다”며 “정국이 혼란스럽지만 국회, 행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학계·산업계와 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학한림원은 신산업 발전전략은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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