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까지 얼마나 걸릴까?” “35분 걸립니다.”
SK텔레콤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누구’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음악 신청이나 스케줄 확인 정도만 할 줄 알던 ‘녀석’이 2개월만에 교통정보를 알려주고 백과사전 검색도 해준다.
인공지능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 경쟁도 가속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이 ‘누구’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기능을 확대해가고 있고 KT는 내년 초 날씨검색·주문배달 등 20가지 이상 기능을 가진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가 지니’를 선보인다. LG유플러스도 내년 상반기 사물인터넷(IoT)과 연계한 인공지능을 선보일 계획이다.
통신 3사중에는 일단 SK텔레콤이 가장 앞서고 있다. 이 회사가 지난 9월 선보인 스피커형 제품 ‘누구’는 출시 두달여만에 2만대 이상 팔렸다. SK텔레콤은 이런 인기에 힘입어 14일 누구 기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기존 일정·날씨확인, 주문배달, 음악선곡 등에 더해 T맵·위키백과 검색, 라디오 청취(채널선택) 등도 가능하게 됐다. ‘누구’에 회사·학교·학원·유치원·어린이집 등 위치를 설정해 둔 후 ‘회사(또는 학교·학원 등)까지 얼마나 걸려’라고 물어보면 ‘누구’가 T맵을 검색한 후 자동차 이동을 기준으로 ‘00분 걸립니다’고 답한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백과 한국어판’의 약 30만개 표제어에 대해 간단한 응답도 가능해졌다. 예를들어 “위키에서 ‘바라파사우루스’에 대해 찾아줘”라고 말하면 바로 찾아서 답해준다. 날씨 안내도 오늘·내일·주간·현재날씨, 초미세먼지 등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했고 주문배달도 도미노피자·BBQ 등으로 다양화했다. 구글 캘린더와 연계된 일정확인, 멜론과 연계한 음안선곡 등은 기본 기능이다. 내년에는 IPTV 채널 변환, 대중교통 정보 안내, 음성으로 상품 구매 등과 같은 기능을 추가한다. ‘차량용 누구’도 선보일 방침이다.
KT도 내년 초 ‘기가 지니’라는 이름으로 음성인식 인공지능 비서 시장에 뛰어든다. ‘기가 지니’는 처음부터 날씨 검색·주문배달 등 20여개 기능을 넣어 한 발 먼저 출시된 SK텔레콤 ‘누구’를 압도한다는 전략이다. ‘기가 지니’는 특히 사용자와 대화를 주고 받는 단순 기능을 넘어 집안 전자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홈 허브 기능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인공지능 TV서비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KT는 이미 ‘기가 지니’ 테스트까지 마치고 시제품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세계 최초 음성인식 인공지능TV를 선보이고 다양한 생활 편익서비스를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음성인식 인공지능에 대한 국내 시장 분위기를 봐가며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자사가 강점을 갖고 있는 IoT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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