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경 리앤부르스터스 대표. |
미국의 프리미엄 수제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브랜드 ‘부르스터스’를 한국에 들여온 이희경 리앤부르스터스 대표는 신선함을 무기로 지난 4월 한국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본사가 원재료를 공급하면 매장에서 직접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부르스터스의 방식이 차별성을 부각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지난 14일 서울 서대문구 부르스터스 이대본점에서 만난 이 대표는 경쟁업체로 배스킨라빈스, 하겐다즈, 나뚜르 등 대형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들을 설정하고 있었다. 그는 미국 부르스터스 본사로부터 판권을 따내 한국에 진출한 과정, 한국 시장에서의 성장 전략 등을 설명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르스터스는 한국에서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미국에서는 모두 310여 개의 체인점을 보유하고 있는 유명 브랜드다. 미국 동부지역에서 1989년 사업을 시작해 미국 외식전문 매체가 선정한 미국 내 100대 프랜차이즈 8위,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3위에 오른 적도 있다.
이 대표는 “우유를 생산하는 목장부터 아이스크림 액상·와플 반죽 제조 설비까지 수직계열화해 신선한 프리미엄급 아이스크림을 합리적 가격에 판매한 것이 부르스터스가 성공한 비결”이라며 “한국으로 들어오는 아이스크림 액상 공급 가격도 한국산 원유를 사용해 만든 것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부르스터스는 경쟁업체와 비슷한 가격인 3800원에 2스쿱의 아이스크림을 콘에 올려준다. 경쟁사들의 아이스크림콘은 3000원대 초반 가격에 1스쿱이 올라간다.
매장 운영자는 본사가 공급한 아이스크림 액상과 부재료를 섞어 140가지 맛의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 있다. 전날 저녁 20가지 맛을 선택해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다음날 진열한다. 매일 메뉴 구성이 바뀌는 셈이다. 이 대표는 “단골 소비자가 찾는 맛을 미리 만들어 저장해둘 수 있다”며 “아이스크림은 만든 지 5일까지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언제나 자신이 찾는 맛의 아이스크림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녹차맛 아이스크림도 준비했다. 미국 매장에서는 판매하지 않는 맛이지만 한국 현지화를 위해 리앤부르스터스가 개발한 것이다. 회사에는 상품개발 부서를 두고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고 이 대표는 강조했다. 그는 “한국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맛은 초콜릿 쿠키가 첨가된 오레오 맛, 치즈 케익 맛, 딸기 맛 등이다”고 덧붙였다.
한국 시장에는 현재 부르스터스 매장 7개가 영업하고 있는 중이다. 1호점은 충남 천안의 신부동점이다. 이대 본점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매장이 운영되는 현장을 확인하고 운영주들의 불편함을 미리 찾아 해소해주기 위해 만들었다. 이외 롯데백화점 관악·안양점 등 대형매장에 입점해 영업 중이다. 오는 16일 오픈 예정인 롯데아울렛 남악점에도 자리를 마련했다.
이 대표는 “번화가 상권에 매장을 오픈하려면 권리금 때문에 가맹점주 입장에서 초기 비용 부담이 너무 크다”며 “가맹점주가 적은 초기 비용으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형유통업체 식당가나 대형 오피스빌딩의 아케이드에 자리를 확보해 가맹 문의를 하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소개한다”고 말했다.
부르스터스 미국 본사는 오프라인 유통 시장 진출을 추진하던 대형 인터넷쇼핑몰 업체와 손잡고 한국 시장 진출을 모색한 적 있다. 당시 이 대표의 아버지인 이동학 리앤부르스터스 회장이 중간 역할을 했다. 하지만 한국 판권을 획득하기로 한 업체가 오프라인 외식 시장 진출을 포기하면서 브루스터스의 한국 진출도 함께 무산됐다. 이후 미국 본사는 이 회장에게 한국 시장 진출을 직접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했고, 이 회장이 이를 받아들여 한국 지사인 리앤부르스터스가 설립됐다.
이 대표는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국내 백화점업체에 근무하다 퇴직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이 회장은 부르스터스의 사업성에 매료돼 미국 본사의 부르스 리드 회장을 무작정 찾아가 3일동안 기다렸다”며 “처음에는 자본력을 갖추지 않은 이 회장에게 판권을 주는 데 난색을 보인 미국 본사는 이 회장의 집념을 보고 결국 한국 시장 총판을 제안했다”고 회상했다.
리앤부르스터스는 장기적으로 아시아 지역 총판의 자리도 꿈꾸고 있다. 미국 본사 입장에서도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서 성공한 모습을 보여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이미 아시아 시장 총판 자리에 대한 논의는 구두로 오가고 있는
그는 “장기 계획이지만 청정 지역인 호주에서 목장과 액상 생산설비를 두고 아시아 지역에 아이스크림 원재료를 공급하면 미국 본사 수준의 성공을 거둘 수 있다”며 “우선 한국 시장에서 가맹점 100개를 오픈하는 목표부터 달성한 뒤 큰 그림을 그려나가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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